2021 KBO 플레이오프는 ‘오재일시리즈’라 불린다. 지난 시즌까지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오재일(36·삼성 라이온즈)이 친정팀과 맞붙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박계범시리즈라고 할 수도 있다. 박계범(27)은 오재일의 FA 보상 선수로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박계범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승제) 삼성과 1차전에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다.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꾸준히 두산 내야를 책임졌다. 특히 LG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0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분수령이었던 3차전에서는 멀티히트로 LG 마운드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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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득점을 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박계범. 사진=김재현 기자 |
라이온즈파크에서의 성적이 좋다. 올해만 해도 라이온즈파크에서 뛴 5경기 동안 타율 0.571 8안타 4타점을 올렸다. 박계범은 “처음에는 욕심이 생겼던 게 사실인데, 한 게임 한 게임 하다보니까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박계범에게는 첫 포스트시즌이다. 그는 “긴장감이나 이런 건 정규시즌과 다른 건 있다. 그래도 일단 최대한 즐겁게 하려고 한다”며 “시즌 막바지부터 컨디션 안 좋기는 했는데, 지금 시점에 컨디션 좋은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잘 대처하면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젠 두산 내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유격수, 2루수로 센터라인을 주로 맡고 있다. 박계범은 “워낙 선배들이 야구를 잘해서 부담스러운 게 없지 않아 있다. 궁금한 거 물어보고 배우면서 부담스러운 시기가 자연스럽게 넘어갔던 것 같다”며 “엄청 기대 많이하고 들어왔는데 막상 하니까 특별히 다른 건 없다. 그래도 선수로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사실 지금 당장 힘든 건 모르겠다. 어디까지 올라갈지도 모르겠고. 끝나봐야 힘들었다는 걸 느낄 것
같은 동료 양석환(30)은 친정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타와 득점을 올린 뒤 유니폼 엠블럼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친정과의 승부에 세리머니를 준비했냐는 질문에 “저는 리액션이 없는 편이다. 아직 따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껄껄 웃었다.
[대구=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