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가을 영웅’의 면모를 이어갔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대구로 이끌었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 2승제) 3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0-3 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두산은 이날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정수빈의 활약이 빛났다. 정수빈은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LG 투수들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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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종료 후 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기세가 오른 정수빈은 수비에서도 게임을 지배했다. 1회말 LG 선두타자 홍창기가 좌중간으로 날려보낸 타구를 그림 같은 슈퍼캐치로 잡아내 홍창기의 출루를 저지했다. 2회말에도 1사 후 구본혁이 우중간으로 때린 타구를 또 한 번 다이빙 캐치로 처리하면서 홈팬들을 열광케했다.
정수빈은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한 뒤 5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일을 냈다. 두산이 6-1로 앞선 2사 만루에서 3타점 3루타를 쳐내 스코어를 9-1로 만들었다.
정수빈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3타수 6안타 타율 0.462 5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에서 타율 0.259 3홈런 37타점 12도루로 FA 계약 첫해 기대에 못 미쳤던 부분을 만회했다.
기자단 투표 72표 중 56표를 획득, 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상금 200만 원과 트로피를 챙기고 기분 좋게 대구행 버스에 몸을 싣게 됐다.
정수빈은 경기 후 “올해는 못한 시즌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내 역할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아무리 못해도 항상 기회는 오는 데 그 기회 잘 살리고자 했고 덕분에 오늘처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초반 두 차례 호수비에 대해서는 “1회말에는 홍창기가 좌측으로 많이 치는 걸 알아서 수비 위치를 옮기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타구를 잡지 못해 뒤로 빠졌다면 큰 위기가 올 수 있었지만 1회였고 뒤에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려고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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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회초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정수빈은 “삼성은 투타 밸런스가 좋은 팀이다. 우리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기는 하지만 단기전은 누가 더 집중력이 좋냐의 싸움이다. 집중력은 우리가 더 낫다고 생각한
또 “우리가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빠져서 약해진 건 사실이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정말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투수들이 정말 고생이 많다. 이 상태로 계속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면 정말 기적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