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타점왕 출신으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활약 중인 제리 샌즈(34)는 한때 방출설에 시달려야 했다.
스포츠 닛폰은 지난 10월29일 "제리 샌즈 한신 외야수가 클라이맥스 시리즈(CS) 전력 구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향후는 귀국도 포함해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갈 전망이다. 다음 시즌의 거취도 유동적이 됐다"고 보도 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탈락은 물론 내년 시즌 재계약도 불투명하다는 기사였다.
하지만 샌즈는 30일 팀의 1군 훈련에 합류해 프리 배팅을 했다. 스포츠 닛폰이 잘못된 사실을 전했던 것이다.
↑ 샌즈가 방출설을 딛고 포스트시즌 키 플레이어로 꼽혔다. 명성에 걸맞는 활약으로 팀과 개인에게 모두 중요한 승리를 따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한신 SNS |
한 단게 더 나아가 팀 운명을 쥔 키 플레이어로 주목까지 받았다. 방출설이 나돌던 선수에서 팀의 핵심 선수로 다시 자리 매김한 셈이다.
현역 시절 야쿠르트 한신 등 4개 구단에서 총 21년간 포수로 활약했던 야구평론가 노구치 도시히로씨는 한신의 키 플레이어로 주저 없이 샌즈를 꼽았다.
노구치씨는 "샌즈는 전반기서 5번 타자 좌익수로 출장하며 한신이 선두를 달리는 원동력 중 한 명이 됐다. 하지만 후반 들어 슬럼프에 빠지며 10월 2일 출전 선수 등록이 말소된 뒤, 2군전과 교육 리그에서 조율해 왔다. 한신 타선은 샌즈가 5번 자리에 앉는 형태가 가장 파괴력을 발휘한다. 그가 제 페이스라면 상대 투수는 앞선 4번 타자에 대해서도 스트라이크존에서 승부할 수밖에 없어 선순환이 생긴다. 선즈를 대신해 1군 승격해, 좌익수 선발로 많이 출장한 것은 멜 로하스 주니어가 있지만 스위치 히터인 로하스는, 좌타석이 좋지만, 우타석이 되면 확률이 떨어진다 (이번 시즌 좌타석에서는 타율.250, 우타석에서는.148). 요미우리에서 2차전 선발이 예상되는 다카하시를 비롯해, 좌완이 올라오면 불안이 생긴다"고 분석 했다.
실제로 샌즈는 팀 타선의 중심축 몫을 충실히 해냈다. 2년 연속 후반기서 추락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전반기서는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힐 정도로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클라이막스 시리즈를 앞둔 연습 경기서도 모처럼 홈런을 때려내는 등 좋은 페이스를 보였다. 교육 리그서는 무려 6타점 경기를 하기도 했다. 떨어졌던 타격감을 다시 살리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샌즈에게 이번 클라이막스 시리즈는 대단히 중요하다. 팀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도 샌즈의 몫을 대단히 크지만 개인적으로도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무대다.
후반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이어지면 재계약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스포츠 닛폰의 기사는 비록 오보로 판명되기는 했지만 팀 내에서
한신이 샌즈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일 수는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과연 샌즈는 돌아 온 복덩이가 돼 한신을 챔피언으로 이끌 수 있을까. 팀과 개인 모두에게 대단히 중요한 시리즈가 다가오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