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쿠보 히로키(50) 소프트뱅크 신임 2군 감독은 원래 유력한 1군 감독 후보로 꼽혔다.
목표였던 일본시리즈 5연패는커녕 8년 만의 B클래스로 떨어진 팀 성적을 책임지고 구도 기미야스 감독이 퇴진하며 1군 감독 자리가 비게 됐다.
수석 코치로 구도 감독을 보좌했던 고쿠보 코치가 감독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결정은 뜻밖의 다크호스였던 후지모토 히로시(57) 2군 감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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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쿠보 당시 일본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옛 동료인 이승엽 KBO 홍보 대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러나 구단은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오 사다하루 구단 회장이 아끼는 인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2군 감독을 맡겼다는 것은 의미가 더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쿠보 수석 코치가 감독 경쟁에서 낙마한 이유는 고쿠보 감독의 지도 방식에서 이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사무라이 재팬 감독을 거쳐 이번 시즌부터 친정팀으로 돌아온 고쿠보 수석은 차기 감독 후보로 주목받고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훈련 방식으로 젊은 선수들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역 시절부터 자신에게 엄격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하루 1000스윙을 올리는 등 주변에 자신과 같은 구도자적인 야구를 원했다고 한다. 예의범절에도 까다롭게해 젊은 선수들에게 "인사부터 제대로 해!"라고 호통을 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소프트뱅크 담당 기자는 털어 놓았다.
또한 공격면 전반을 일임 받았지만, 부진한 마츠다를 계속 고집한다거나 주력인 베테랑 들이 일제히 부진해도 세대 교체를 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더고 한다. 고쿠보 코치가 키워낸 젊은 야수는 전무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탁월한 타격 이론이 있는데도 기술이 완성된 노장과 유망주를 똑같이 가르치는 등 지도법의 그릇이 적다는 지적도 있었다. 젊은 선수들은 두려움만 앞세우고 말을 제대로 듣기 어렵다며 위축돼 있었다고 담당 기자는 전했다.
주간 분??은 "능력 있는 유망주 육성이 고쿠보 부활의 열쇠가 된다"고 평가했다.
고쿠보 감독이 2군 감독으로 선임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 사다하루 회장이 고쿠보 2군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1군에서 모자랐던 유망주 육성이 반드시 필요한 자리가 2군 감독이다. 젊은 선수들의 고충도 들어주며 보다 자상하게 다가가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1군에서 고쿠보 수석 코치가 가장 못했던 부분이다.
고쿠보 수석 코치에게 2군을 맡긴 것은 그동안 못했던 유망주 육성 분야에서 모자람을 채워 오라는 오 사다하루 회장의 배려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제는 단수
고쿠보 2군 감독은 자신이 왜 해임이 아닌 2군 감독으로 보직이 변경된 것인지를 정확히 파약해야 할 이유가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