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마지막 기회에서 외국인 타자의 덕을 볼 수 있을까.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한 번쯤 긁어볼 만한 복권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어는 달라질 리 없지만 지금 스윙으로도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는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일단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시켜 페이스가 올라오길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LG가 포스트시즌서 "보어"라는 복권을 긁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잘 걸리면 컨디션이 좋을 때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러나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 LG 내부 판단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보어의 타격 메커니즘은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는 폼이 아니다.
LG는 하체가 중심이 된 스윙으로 보어를 바꿔보려 하고 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보어는 평생을 상체 위주의 스윙으로 버텼다. 그 스윙으로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선수다. 선수 생활 끝물에 들어서서 갑자기 평생 쳐 온 메커니즘을 바꾼다는 건 이론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
타격 기술에 능통한 한 방송사 해설 위원 A는 "보어는 전형적으로 팔로만 치는 타자다. 하체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스윙이 시작되면 멈추기가 힘들다. 팔의 힘 만으로 시작된 스윙을 멈춘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보니 유인구에 자주 속을 수 밖에 없다. 간혹 팔의 힘만으로 스윙을 멈출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틀린 이론이라고 본다. 팔만 가지고 스윙하다보면 유인구를 참기 어려워진다. 선구안은 세 번째 네 번째 문제다. 하체부터 스윙이 시작되지 않으면 유인구를 참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여기에 보어는 신체 스피드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팔로만 스윙하는 타자들은 대단히 운동 능력이 좋아야 하체 위주의 스윙이 안되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보어는 전성기가 지난 상태기 때문에 그만한 운동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팔로만 스윙을 해도 우리 나라 투수 정도 수준이면 잡아낼 수 있다. 보어가 컨디션이 아주 좋을 때에 걸리면 포스트시즌서 의외의 활약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LG는 이전에도 팔로만 스윙을 하는 유형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적이 있다. 스나이더와 페게로가 대표적인 예였다.
흥미로운 건 두 선수 모두 포스트시즌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타격 페이스가 좋을 때 가을 야구가 운 좋게 걸리며 팀 타선의 중심이 돼 주었다.
그 중 스나이더는 포스트시즌의 인상적인 활약이 보탬이 돼 다음 해 넥센(현 키움)과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만큼 포스트시즌 활약이 빼어났다는 뜻이다. 스나이더의 LG 소속 정규시즌 타율은 0.210에 불과했다.
A해설 위원은 "보어도 포스트시즌서 좋은 페이스에 걸릴 수 있다. 이미 약점이 다 드러나 있지만 팔만으로 스윙을 해도 페이스만 좋으면 파워를 보여줄 수 있다. 평생을 그렇게 쳐 왔기 ??문에 교정은 힘들다. 하체가 기반이 된 스윙을 기다리면 기회를 줄 수 없다. 다만 좋은 페이스가 되기를 바라볼 수는 있다. 그 페이스에 걸리면 몰아 치기도 가능하다. 마지막까지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정으로 보어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LG는 홈런포 부재로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해 온 팀이다.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능력이 떨어진다. 포스트시즌은 큰 것 한 방이 더 중요해진다. 엔트리 한 자리를 보어에게 맡기고 나아지길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선 그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지적 했다.
보어는 정규 시즌서 대단히 부진한 타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페이스가 언제
과연 보어는 LG의 포스트시즌행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을까. LG의 선택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