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막내 구단 kt 위즈가 창단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1군 진입 후 오랜 기간 하위권을 전전하며 보냈던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V1’을 향한 힘찬 질주를 준비한다.
kt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1위 결정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투혼의 7이닝 무실점 역투와 해결사 강백호의 결승 1타점 적시타, 수호신 김재윤의 1⅓이닝 세이브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정규시즌 우승의 원동력은 구단, 프런트, 팬 그리고 선수가 팀 kt가 되어 이룩한 성과”라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남은 기간 잘 준비해 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감격했다.
↑ kt 위즈 선수들이 지난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1위 결정전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하지만 마법사 군단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2015 시즌 신생팀의 한계를 노출하며 52승 91패 1무 승률 0.364로 압도적인 꼴찌에 머물렀다. 2016 시즌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53승 89패 2무 승률 0.373으로 2년 연속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2017 시즌 김진욱 전 두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도약을 노렸지만 결과는 3년 연속 최하위였다. 2018 시즌 9위로 탈꼴찌에 성공했을 뿐 kt를 껄끄럽게 여기는 팀들은 없었다. 그렇게 패배가 익숙한 팀, 하위권에 머무르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됐다.
그러나 kt는 2019 시즌 제3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강철 감독의 지휘 아래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첫해 팀의 정규시즌 첫 5할 승률 달성을 견인하며 kt에게 처음으로 순위 경쟁을 경험시켰다.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경기력에서 다른 팀들을 위협할 수 있는 성장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에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kt팬들의 숙원이던 가을야구의 꿈을 이뤘다.
마법사 군단의 도약은 멈추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막 후 줄곧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 멜 로하스 주니어의 일본 진출 등 출혈이 더 컸지만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들을 적절히 기용하는 용병술로 마법 같은 성과를 냈다.
패배 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들은 이기는 맛을 알게 됐다.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자랑스러운 성과를 얻어낸 가운데 통합우승의 대업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다.
↑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지난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1위 결정전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kt 캡틴 황재균도 “4년 전 kt로 처음 왔을 때 9위로 시작했는데 한 계단씩 순위가 올라가며 팀이 성장하는 걸 보니 kt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기분이 든다”며 “주장 첫해 좋은 결과를 얻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가 남
창단 멤버인 토종 에이스 고영표도 “우승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 기분 좋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무조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대구=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