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모두 끝이 났지만 LG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LG 트윈스가 시즌 최종전서 3위가 확정 됐다. 30일 사직 롯데전서 승리를 거두고 1,2위 팀이 패했다면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성과 KT는 모두 승리를 거뒀고 LG는 졌다. 우승과 3위라는 큰 차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 LG 선수들이 아직 "LG의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며 똘똘 뭉쳐 있다. 그들의 다짐대로 야구에 임한다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LG는 올 시즌 내내 1위만 보고 달렸다. 실제로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도 적잖이 찾아왔다.
하지만 LG는 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중요한 경기서 잇달아 패하며 기회를 잡지 못했다. LG가 지나친 부담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 됐던 이유다.
때문에 상실감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고 여겨졌다. 우승을 했다면 지금쯤 여유 있게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하위 팀들을 기다리고 있었을 터. 불과 몇 경기 차 나지 않는 상황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건 맥이 빠지는 일이 될 수 있다.
게다가 LG는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오지환이 LG 전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워낙 컸기에 더 큰 상실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오지환은 공격에서는 찬스에 강한 한 방을 지니고 있었고 수비에선 내야의 중심을 잡아주는 유격수를 맡았던 선수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다.
그만큼 빠진 공백을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큰 경기를 앞둔 LG 입장에선 대단한 마이너스다.
하지만 LG 선수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3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짐만 여전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뭉쳐 있다.
선수 A는 "야구는 끝났지만 LG 야구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얼마든지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 야구만 잘 할 수 있다면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전은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우리는 좋은 선발과 불펜을 보유하고 있다. 지키는 야구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선 분명 해볼만 한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오) 지환이가 빠진 공백이 적지는 않겠지만 선수들이 조금씩 더 힘을 내면 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선수 B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이번에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일정이 줄어들었다. 3전2선승제로 치러진다. 체력적인 부담이 훨씬 덜한 포스트시즌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가지만 체력적으로 큰 부담 없이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 일정이면 한국시리즈까지 가더라도 지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투수가 좋기 때문에 얼마든지 해볼만한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준플레이오프로 밀렸다고 좌절하는 선수들은 없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뭉쳐 있다. 상실감 같은 걸 느낄 여유가 없다. 빨리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 가을에 제대로 신바람을 내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의 말 처럼 모든 LG선수들이 '해볼만 하다'는 생각으로 뭉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1위를 하게 될 팀이나 LG나 전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수준이기 때문이다. 바람을 타는 팀이 단기전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축소되며 준플레이오프 부터 치르는 팀도 힘을 비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LG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는 이유다.
중요한 건 그들의 말 처럼 선수
실제 선수들의 말 그대로 하나 된 LG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해 진다면 가울 야구의 판도는 달라질 수도 있다. LG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