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만년 유망주 투수 윤성빈(22)이 잠시 쉼표를 찍는다.
롯데 2군 관계자는 22일 "윤성빈이 군 입대를 결정할 것으로 안다. 영장이 나오면 입대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일단 병역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입대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영장이 나오면 더 이상 연기 없이 군대를 다녀올 것으로 보인다.
↑ 롯데 만년 유망주 윤성빈이 결국 군에 입대한다. 재능을 피워 보기도 전에 쉼표를 찍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어깨 부상을 딛고 정상적으로 공을 뿌리기 시작하며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던 윤성빈이다.
롯데를 맡는 감독마다 모두 그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어떻게든 키워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최고 150km가 넘는 광속구를 던질 수 있고 스플리터라는 무기도 갖고 있다.
평균 회전수가 2400rpm을 넘을 정도로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지닌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흔히 말하는 "한 가운데만 보고 던져도 못 친다"는 유형의 투수였다.
그의 입대가 자꾸만 뒤로 미뤄졌던 이유다.
모든 감독들이 탐 내는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1년씩 입대가 미뤄졌다.
구단도 윤성빈에게 투자를 많이 했다.
시즌 중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로 연수를 보내기도 했고 지난 겨울에는 미국 첨단 투수 교육 기관인 드라이브 라인에서 선진 시스템을 교육 받기도 했다.
훈련 과정에서는 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방이라도 한국 프로야구를 들썩이게 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실전에 나서게 되면 늘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 탓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동안은 워낙 갖고 있는 재능이 빼어난 덕에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구단과 윤성빈의 판단이다.
서둘러 군 입대를 준비하게 된 계기라 할 수 있다.
롯데 2군 관계자는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 보다는 병역을 먼저 해결하고 긴 호흡으로 가보자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입대 계획은 1년 전 부터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입대가 또 미뤄졌었다. 이제는 더 미루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윤성빈에게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불펜에선 정말 기가 막힌 공을 던진다. 하지만 실전에선 자신이 갖고 있는 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입대를 권유하는 지도자들이 많았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되면 좀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성빈이 군대를 기회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올 시즌 1군에 1경기 1이닝을 던졌을 뿐이다. 5타자를 맞아 볼넷 1개를 내준 것이 성적의 전부였다.
2군에서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다.
23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 자책점 10.88의 최악투를 보여줬다.
22.1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이 33개나 기록됐을 만큼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2군에서도 제구를 잡지 못하는 투수에게 1군 기회
1군 통산 기록은 2승6패, 평균 자책점 6.75다.
한국 프로야구를 들썩이게 할 수 있다는 재능을 당분간은 볼 수 없게 됐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윤성빈이 군대를 통해 심신을 가다듬고 새로운 투수로 업그레이드 돼 나타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