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최정(34)은 지난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KBO 역대 두 번째 400홈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2005년 팀의 전신인 SK에 입단해 데뷔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한 뒤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소년장사'에서 전설에 반열에 올라섰다.
최정은 20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록인데 달성하게 돼서 영광이다. 매년 좋은 결과를 내자는 생각으로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뛰면서 400홈런을 달성한 것 같다"며 "이승엽 선배가 가지고 계신 467홈런 기록을 깬다면 좋겠지만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기록만 바라보고 야구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정 전날 400홈런 기록 직후에는 스스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실감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천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기사를 접한 뒤에야 우타자 최초 400홈런과 대선배 이승엽의 뒤를 이었다는 걸 느꼈다.
↑ 2019 시즌 SK 와이번스 시절 최정(왼쪽)과 김광현. 사진=MK스포츠 DB |
최정은 "이승엽 선배님이 기록을 넘으라고 얘기해 주셔서 감사했다"며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최정은 다만 김광현(33)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냐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이제 연락이 곧 올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정과 김광현은 2007 시즌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07, 2008, 2010, 2018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을 함께 밟으면서 끈끈한 동료애를 쌓았다. 김광현이 2019 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잠시 동행이 멈췄지만 SSG 팬들은 두 사람이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순간을 다시 손꼽
최정은 "김광현은 지금 힘든 시즌을 마치고 쉬고 있기 때문에 내가 400홈런을 친 걸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 막 시즌이 끝나서 놀기 바쁘고 할 일도 많을 것"이라며 "이제 곧 연락이 올 거라고 믿고 있다"고 김광현을 향한 재치 있는 압박을 보냈다.
[인천=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