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될 수 있는 FA를 잡아라."
한화는 올 겨울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올 시즌은 리빌딩 시즌이었다고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꼴찌로 시즌을 마치게 됐지만 나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소득을 얻었다고 자위할 수 있다.
내년은 다르다. 뭔가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리빌딩 시즌에 쌓은 노하우를 펼쳐 보여야 할 때다.
↑ 한화는 이용규 방출로 많은 것을 잃었다. 올 겨울 공부 되는 FA 영입을 통해 실패를 만회해야 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
현재 한화 외야는 무주공산이다. 수 많은 유망주들이 자리를 거쳐 갔지만 단 한 명도 확실한 카드를 손에 쥐지 못했다.
유망주의 많은 경기 출장이 무조건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 바 있다. 한화에서도 100타석 이상 꾸주한 기회를 받고도 성장을 이루지 못한 유망주가 여럿 있다.
내년 시즌엔 어떻게든 이들의 성장을 이끌어 내야 한다.
내야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혔지만 외야에는 여전히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현재 한화에 필요한 FA는 유망주들에게 교과서가 될 수 있는 선수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유망주들이 보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는 이미 한 차례 실패를 맛 봤다. 베테랑 이용규를 방출하며 유망주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교과서를 찢어 버렸다.
이용규는 그 몫을 키움에 가서 하고 있다. 키움의 외야 유망주들은 이용규를 통해 어떻게 야구를 준비하고 언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며 언제 뛰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배우고 있다.
바로 한화에 지금 필요한 베테랑이다.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올 시즌 한화의 외야를 보면 좌충우돌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구심점이 따로 없어 방황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누군가 중심을 잡고 보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부분은 코칭스태프가 다 책임지고 가르칠 수 없다. 베테랑들과 함께 뛰며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한화가 올 겨울 FA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외야 FA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수.주에 걸쳐 기본기가 잘 돼 있는 선수를 영입할 필요가 잇다. 어느 한 부분에 치우쳐 있는 선수는 유망주들의 성장을 이끌 수 없다.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선수를 영입해 유망주들에게 공부가 될 수 있는 FA를 영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화 포수 최재훈이 최근 인터뷰서 "우리 팀 유망주들이 경기에 좀 나간다고 자신이 벌써 주전이 됐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재훈은 "팀 자체가 젊어졌다. 시즌 초반에는 젊은 피의 혈기로 달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에 많이 나선 선수가 없다 보니 체력과 집중력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며 "어린 선수들이 주전이란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때문에 더 치고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런 부분이야 말로 코치들이 할 수 없는 분야다.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교과서형 베테랑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한화의 겨울 숙제는 명확
한화가 내년 시즌 결과로 말하기 위해선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과연 한화가 합리적인 소비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