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자책점 2.90. 피안타율 0.225, 삼진/볼넷 비율 4.35, WHIP 1.01을 찍고 있는 투수가 올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아쉽게 모자란 것도 아니다. 이제 고작 4승을 거뒀을 뿐이다. 그 동안 7패를 당했다.
그러나 누구도 불운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에이스는 더 강하게 버켜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3점대 후반 평균 자책점만 찍어도 승리가 적으면 '불운의 아이콘'으로 끌어 올려주는 우리 문화와는 차이가 크다.
↑ 다나카가 올 시즌 지독한 불운에 울고 있다. 그러나 어떤 언론도 다나카의 불운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에이스로서 이겨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라쿠텐 SNS |
그는 올 시즌 대단히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가 10경기나 됐는데 그 중 승리는 한 번도 없었다.
후반기 8경기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무너진 경기는 많지 않았다. 낮은 평균 자책점과 WHIP가 그 증거다.
하지만 좀처럼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다나카가 출격하는 날은 유난히도 타선이 부진한 탓이다. 다나카는 타선의 득점 지원을 가장 덜 받고 있는 투수다.
다나카에 대한 라쿠텐 타선의 지원은 평균 2.32점에 그치고 있다. 안 그래도 안 맞는 방망이가 다나카만 나오면 더욱 침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선 다나카가 불운하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다나카가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음을 알리고는 있지만 득점 지원이 적어 불운 하다거나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지 않는다.
다나카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하는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한 야구 평론가는 아에라에 기고한 글에서 "다나카가 이제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는 하지 못한다. 다양함 변화구를 섞으며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로 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상대적인 위압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다소 많은 피홈런을 맞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에이스로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낮은 득점 지원이나 불운을 이야기 해선 안된다. 그 마저도 극복할 수 있는 투수가 돼야 한다. 팬들은 아직 24승무패의 기적 같았던 시즌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 그 때처럼 던질 수는 없게 됐지만 지금 보다는 더 압도적인 투구를 해야 한다. 그것이 다나카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평균 자책점은 리그 4위, WHIP는 2위에 올라 있는 다나카다. 하지만 다승 부문에선 29위로 크게 급전직하를 한다.
그럼에도 누구도 위로를 하려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이겨내는 진짜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라면 이 정도 역경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조금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도 '~크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위로 해 주는 우리 문화와는 확살히게 다르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위로를 받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
[정철우 MK 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