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구단은 13일 이례적으로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양현종 계약에 관련된 진행 상황을 알렸다.
아직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과정을 먼저 오픈한 셈이다. 양현종의 KIA행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봐도 좋은 대목이다.
KIA 구단은 "양현종은 귀국 후 지난 7일 구단을 방문해 KIA로 오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구단도 양현종의 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 KIA가 이례적으로 본격 협상도 시작하지 않은 양현종과 계약 과정을 공개했다. 시장 가치 이상의 가치라는 표현을 쓰며 재영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후 텍사스의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서 제외된 뒤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됐고 시즌을 트리플A에서 마쳤다. 이후 귀국길에 올라 내년 시즌 거취 결정을 앞두고 있다.
양현종은 처음부터 KIA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팀에서 연락이 오더라도 KIA와 우선 협상을 하겠다"고 밝히며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문제는 몸값이었다. 과연 KIA가 어느 정도 몸값을 책정해 양현종에게 제시할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KIA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양현종을 잡기 위해 풀 베팅을 했다. 조게현 KIA 단장이 "어렵게 예산을 따냈다"고 할 정도로 큰 금액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기준은 그 때 제시했던 금액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양현종 측도 그 때의 기억을 지웠을 리 만무하다.
한동안 KIA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제시할 것이라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현재의 양현종은 트리플 A서도 5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투수이기 때문이었다.
KBO리그에 복귀하면 두자릿 수 승수를 보장할 수 있는 투수지만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KIA의 제시액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양현종이 바뀐 KIA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KIA는 한 마디로 이 같은 논란을 잠재웠다.
양현종에 대해 "양현종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다. 꼭 잡도록 하겠다"며 "KIA에서 양현종의 가치는 시장 가치 이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양현종을 시장 가격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선수로 평가한다는 뜻이었다. 전체적인 시장 판도와 상관 없이 양현종이 KIA에 갖고 있는 로열티와 상징성, 프랜치아즈 스타로서의 상품성 등을 모두 고려해 몸값을 책정하겠다는 뜻이었다.
보통 자신감이 아니면 쓸 수 없는 표현이다. 타 팀의 오퍼 등과 상관 없이 양현종에게 시장 가격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겠다고 밝히며 계약 성사에 확신을 품고 있다.
'시장 가치 이상의 가치'라는 표현은
이렇게 다시 양현종과 KI의 인연의 끈은 이어지게 됐다. 이제는 양현종이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