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박병호(35)가 타격폼 수정과 함께 지독했던 슬럼프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키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8-2로 이겼다. 2연승과 함께 6위 SSG 랜더스에 한 경기 차 앞선 5위를 지켰다.
박병호는 이날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출발부터 좋았다. 1회말 무사 1, 3루에서 깨끗한 중전 안타로 키움에 선취점을 안겼다.
↑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13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서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박병호는 경기 후 "최근 감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유지하기 위해 큰 욕심을 안 부리고 훈련하고 있다"며 "장타가 아니더라도 안타가 나오면 어쨌든 희망적이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생각했지만 올해 전반기를 타율 0.228 10홈런 41타점으로 마감하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에이징 커브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고 5차례나 KBO 홈런왕을 차지했던 '국민거포'의 위용이 희미해져 갔다.
하지만 박병호는 신체 능력 하락을 인정하고 지난달 초 타격폼을 바꾸면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타격 시 왼발을 뒤로 당기면서 힘을 모은 뒤 몸이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풀스윙했다면 현재는 왼발을 단단히 고정하면서 움직임을 줄였다.
박병호는 "폼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전 타격폼이 성적도 안 좋았고 몸이 반응하는 게 느리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라며 "조금 더 간결하게 치기 위해서 변화를 줬는데 홈런도 나오고 좋은 타구들이 나오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13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MK스포츠 |
이제 박병호의 시선은 가을야구로 향한다. 팀이 힘겨운 5위 수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반드시 포스트시
박병호는 "선수들과 따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들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잘 알고 있다"며 "강병식 타격코치님께서 매 타석마다 가을야구를 치른다고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주셨는데 타자들이 모두 잘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