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12분의 1로 삭감하면서 까지 선택했던 도전이다.
도전이 성공으로 끝이 나면 다시 한 번 연봉 대박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성적으론 어림도 없는 상황이 됐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유턴한 야마구치(34) 이야기다.
↑ 야마구치가 올 시즌 연봉이 12분의 1로 삭감되는 것을 감수하고 복귀를 했지만 부진이 이어지며 내년 연봉도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요미우리 SNS |
하지만 성적은 바닥을 쳤다.
그 해 선발에서 밀려나 불펜으로 주로 나서며 2승4패, 평균 자책점 8.06으로 무너졌다.
결국 토론토는 방출을 결심한다.
나머지 연봉 317만5천 달러(약 36억 원)는 그냥 야마구치의 몫이 됐다.
토론토는 적지 않은 돈을 손해 보면서도 야마구치를 방출했다.
야마구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지만 마이너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친정팀인 요미우리로 복귀했다.
야마구치는 요미우리 에이스 출신 투수. 시끌벅적한 친정팀 복귀였던 만큼 연봉도 많았을 것으로 예상 됐다.
하지만 이미 36억 원을 손에 쥔 야마구치는 요미우리와 사실상 최저 연봉에 계약을 했다.
야마구치가 요미우리에 유턴했을 때도 연봉은 공개 되지 않았다.
야마구치가 메이저리그로 건너가기 전 연봉이었던 2억3000만 엔(약 23억 4000만 원)으로 추정을 할 뿐이었다.
하지만 닛칸 겐다이를 통해 공개된 야마구치의 올 시즌 실제 연봉은 3000만 엔(약 3억 원)이었다. 연봉이 12분의 1로 깎인 셈이었다.
이미 토론토로부터 거액을 수령한 만큼 돈 욕심을 부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 시즌엔 다시 연봉을 대폭 끌어올리는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예상 된다.
그러나 야마구치의 꿈이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낮아졌다. 일본 언론들은 야마구치가 복귀 초반 에이스급 투구를 이어가자 "내년 시즌엔 3억 엔(약 30억 원) 이상의 연봉 대박이 예상된다"고 보도 했었다.
그러나 이후 부진이 거듭되며 그런 평가는 쏙 들어가 버렸다.
야마구치는 8일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와 경기에 선발 등판 했지만 4.1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6피안타 7탈삼진 4볼넷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8패째(2승)였다. 평균 자책점도 3.98로 크게 올라갔다.
피안타율은 0.222로 높지 않지만 삼진/볼넷 비율이 1.97로 높지 않고 WHIP도 1.37로 좋은 편이 아니다.
에이스로 추앙 받으며 마무리 후보로까지 거론 됐던 복귀 초반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젠 승리 카드라는 확신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요미우리가 재계약에 나설지도 의문스러운 수준이 됐다. 투수야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하기 때문에 재계약까지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많은 연봉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3000만 엔 이라는 헐값 계약을 한 바 있기 때문에 옵션이 크게 걸릴 수는 있어도 연봉 자체는 많이 오르지 않을
연봉 대폭 삭감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전했던 일본 무대다. 하지만 복귀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전 연봉을 회복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 보인다.
야마구치의 부진한 투구에 요미우리의 속이 썩고 있지만 동시에 야마구치도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