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하면 꼭 주려고 한다. 더 잘해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최원준(27)은 절친한 후배 곽빈(22)과 올 시즌 개막 후 유쾌한 내기를 했다. 최원준은 10승, 곽빈은 3승을 목표치로 설정하고 먼저 달성하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종의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서로가 원했던 결과를 거머쥐었다. 최원준은 지난달 2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고 곽빈은 이틀 후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시즌 3승을 따냈다. 같은 주 나란히 목표에 도달하면서 첫 번째 내기는 무승부가 됐다.
↑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이 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2승을 따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이후 한 매체 보도를 통해 곽빈이 목표 달성 시 최원준에게 받을 수 있는 용돈의 액수가 100만 원으로 확인됐다. 최원준이 올 시즌 연봉 1억 6000만 원을 받는 고액 연봉자이기는 하지만 100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곽빈은 선배의 통 큰 응원 덕분에 힘을 얻은 듯 최원준이 100만 원을 약속한 이후 3경기에 선발등판해 2승 1패를 기록했다. 앞으로 1승만 더 추가하면 최원준의 주머니에서 나온 100만 원을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오는 12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최원준은 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12승을 따낸 뒤 "곽빈이 워낙 좋은 공을 가지고 잘 던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특별히 조언해 줄 부분은 없다"며 "후반기 모습만 본다면 나보다 더 잘하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가 된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또 "100만 원은 사실 내가 7승을 달성했을 때 곽빈과 내 10승이 먼저냐 네 3승이 먼저냐 농담을 하면서 얘기가 나왔다"며 "둘이 한주에 각각 10승과 3승을 기록하면서 첫 번째 내기는 지나가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원준은 곽빈이 올 시즌 남은 기간 더 좋은 성적만 거둘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두산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데 곽빈이 한층 더 성장해야만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우완 영건 곽빈. 사진=천정환 기자 |
이어 "나도 올 시즌 7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