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현재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하고 있다.
66승8무53패로 승차 없는 3위다. 1위 KT와 4경기차로 뒤처져 있다. 쉽진 않겠지만 포기할 단계도 아니다.
그런 삼성이 내야에 잇달아 구멍이 생기고 있다. 2루수 김상수가 5일 경기 중 왼 어깨 통증으로 빠졌고 대신 들어간 강한울도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 이학주가 철저한 무관심의 늪에 빠졌다. 1군 콜업 소식도 잠잠하다. 이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사진=MK스포츠 DB |
트레이드로 영입한 오선진이 버티고 있지만 오선진은 이미 한화에서 한계를 보였던 선수다.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삼성은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지 않고 있다. 이학주 카드가 남아 있지만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이학주는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타율은 0.206에 불과하고 4홈런 20타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출루율이 타율이어도 낮을 0.276에 그치고 있고 장타율은 0.335에 불과하다. OPS가 당연히 0.611로 대단히 낮다.
이학주의 별명은 '천재 유격수'였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는 고교 시절의 이학주에게 무려 115만 달러(약 13억 7000만 원)을 투자했을 정도였다. 이례적으로 통역 등 지원 직원도 붙여준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학주가 올 시즌 보여 준 플레이는 수준 이하였다.
타격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스탯티즈 기준 이학주의 WAR은 -0.008에 불과하다.
수비 범위 관련 득점 지원에서는 아예 순위권에 이름도 올려놓지 못했다. 수비 능력마저 의심 받는 처지에 놓였다.
말썽꾼 이미지는 더욱 커졌다.
훈련 지각 사태를 일으키며 2군행을 지시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성실하지 못한 플레이로 코칭 스태프의 눈 밖에 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학주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대신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 보다 절실하게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 선수 개인 보다 팀을 위한 야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학주의 상황이 비단 야구만의 문제가 아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혹여 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있을지 모르지만 야구 외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키는 선수를 흔쾌히 데려갈 팀은 없다.
그럴 수록 이학주는 이를 악물어야 한다. '실력이 떨어지는데다 열성까지 부족한 선수'가 현재 이학주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천재 유격수 소리를 들었던 선수 입장에서 굴욕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야 말로 갖고 있는 에너지를 다 끌어내야 한다. 더 도전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의 수모를 갚는 방법은 실력으로 입증하는 수 밖에 없다.
남자의 자존심이 있다면 온 힘을 다해 1군에 복귀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야구를 위한 노력 뿐
이학주가 진짜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학주의 부활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최고의 유격수 다운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선 모든 부분에서 달라져야 한다. 이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