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거포 유망주 황대인(25)이 다시 자리를 잃었다.
류지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며 주전 1루수 자리를 확보하는 듯 했으나 류지혁과 유민상이 1군에 콜업 되며 다시 벤치 멤버가 됐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290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좋은 페이스를 보이던 와중에 다시 대타 요원으로 전락했다.
↑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기회가 왔다. 하지만 팀 내 몇 안되는 거포 유망주인 황대인을 플래툰 시스템으로 가동하고 있다. 자원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사진=MK스포츠 DB |
황대인은 KIA에 몇 안되는 거포 자원이다. 어떻게든 키워서 써야 하는 재목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고 잔여 경기 일정을 치르고 있는 KIA 입장에선 대단히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 황대인에게 1군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윌리엄스 감독은 반대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이미 1군에서 검증이 끝난 류지혁에 이어 유민상까지 중용하고 있다. 시즌 막판에 어떤 의미가 있는 기용인지 의아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의 선수 기용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폭이 크지 않다.
특히 황대인을 상대 투수에 따라 플래툰 시스템으로 기용하는 방식은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오른손 왼손을 가리지 않고 칠 수 있는 거포로 키워내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A팀 관계자는 "우리 팀 이야기가 아니라 깊은 속내까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좋은 기회가 왔을 때 황대인을 충분히 써 보지 않으면 언제 써보겠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KIA는 거포가 필요한 팀이다. 올 시즌 홈런이 많이 터지지 않아 얼마나 고전을 했는가. 만에 하나 올 겨울 거포 FA를 영입한다 해도 팀 내에서 키워 낸 거포 자원이 없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황대인의 어떤 약점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KIA에서 그만한 자원도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좀 더 시간을 주고 키워내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 막판에 황대인을 플래툰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대인은 완성형 타자가 아니다. 단점이 더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장점을 보고 그 강점을 끌어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점도 계속 경기에 나가다보면 스스로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 그나마 많지 않은 거포 자원을 이 시즌 막판까지 벤치에 앉혀둔다는 건 낭비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
KIA는 극심한 타격 부진 탓에 올 시즌 대단히 큰 어려움을 겪었다. 최형우가 제 컨디션을 회복하고 터커 혹은 새 외국인 타자가 터지면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될 수는 있다. 여기에 FA가 더해지면 공격력을 회복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토종 거포의 성장이 필요하다. 팀 내에서 성장한 선수가 나와줘야 팀이 보다 단단해질 수 있다. 전력 보강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보다 많이 나와줘야 한다.
지금처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은 그와는 반대로 가는 듯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이 생각하는 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