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타선이 확 식어버렸다. 캡틴 김현수(33)의 빈자리는 그만큼 컸다. ‘득남’이라는 경사에도 불구하고, LG타선은 캡틴에 출산휴가를 허하지 않는 모양새다.
LG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랜더스와의 경기에서 0-8로 대패했다.
선발투수 이민호가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경기 주도권을 내준 게 컸지만, 타선이 너무 무기력했다. 9이닝 동안 3안타에 그쳤고, 볼넷도 2개만 얻었다. 홈런 2개 포함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8득점을 올린 SSG 타선과 상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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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트윈스 캡틴 김현수. 5일 잠실 SSG랜더스전은 김현수의 빈자리가 컸던 경기였다. 사진=김재현 기자 |
김현수 개인적으로도 경사이고, LG도 오랫동안 캡틴으로 팀 리더 역할을 해온 김현수의 득남에 축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현수가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결과를 내버렸다. 이날 LG는 김현수를 대신해 2번 타순에 신인 이영빈(지명타자)을 배치했다. 좌익수 자리에 유망주 문성주를 기용했다. 중심 타선은 서건창(2루수)-채은성(우익수)-오지환(유격수)-김민성(3루수)으로 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G 선발 최민준에 꽉 막혔다. 최민준은 이날 7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흔히 말하는 인생투였다. LG는 0-1로 뒤진 1회말 리드오프 홍창기의 안타로 찬스를 잡기도 했지만, 후속타자들이 삼진, 뜬공에 그치며 찬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3회도 1사 후 문성주의 안타가 나왔지만, 후속타자들이 무기력했다. 이미 승부가 기운 7회에는 선두타자 채은성이 볼넷을 골랐지만, 이상호의 2루 땅볼로 4-6-3 병살이 됐다.
따지고 보면 김현수 한 명이 빠졌을 뿐이다. 하지만 그 김현수의 빈자리는 너무 컸다. 김현수도 출산휴가도 쓰지 못하고 팀에 복귀해야 할 상황이다. 캡틴의 책임감이 크기 때문이다. LG는 현재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이다. 2위에 올라있는데, 3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승차가 없다. 1위 kt위즈와는 4경기 차가 됐다. 선두
LG는 6일 SSG와의 더블헤더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마운드도 마운드지만, 타선이 살아나야 순위레이스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득남이라는 경사에도 불구하고, 캡틴 김현수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상황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