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뜨기는 이르다. 더 큰 목표가 남아있다.”
SSG랜더스 추신수(39)가 프로야구에 이정표를 세웠다.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웠다.
추신수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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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랜더스 추신수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최고령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
이 홈런으로 추신수는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만 39세2개월22일로, 역대 최고령이다. 종전 KBO 최고령 20-20클럽 가입은 2007년 10월 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양준혁(만 38세4개월9일)이 기록했다. 또 추신수의 이날 20홈런-20도루는 프로야구 역대 54번째 기록이다.
대기록을 세우고 팀도 이겼지만, 경기 후 추신수의 표정은 덤덤했다. 그는 “기록이라는 게 생각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향에서 도움이 되려고 하다 보니 쌓이고 쌓여 기록을 세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3차례 20홈런-20도루를 기록해서였을까. 그건 아니었다. 추신수의 머릿속에는 팀 성적뿐이었다. 추신수는 “우승에 도움이 되려고 왔는데, 현재 팀이 순위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우리 팀이 가야 할 목표가 있고, 20홈런-20도루보다 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좋은 기록 달성해서 좋지만 아직까지는 기록 달성에 들떠있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0홈런-20도루 원동력에 대해 “선수들은 은퇴를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 어떤 선수는 몸이 안 좋고, 누구는 배트스피드가 안 나오거나 성적이 안 나와서 은퇴를 생각한다. 나는 미국에서부터 내가 은퇴할 시점은 2루 주자로 나가 있을 때 평범한 안타에도 득점을 못 한다면 은퇴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다보면 뛰는 것에 소홀한데 나는 여러가지를 잘 하고 싶다. 야구는 5툴이 있는데 나이가 들다보면 약해지는 건 사실이다. 내가 대신 뛰고, 운동을 하는 이유는 나아지기 위함이 아니라 지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젊을 때는 스피드만 믿고 뛰었다면 지금은 다리 부상이 없도록 관리도 잘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런 기록이 나온 것 같다. 다리가 약해져서 뛰지 못 한다 생각하면 안 된다. 안 되는 게 있다면 되게 해야 한다. 그게 프로선수가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잠실(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