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류지현 LG트윈스 감독이 정색했다. 신인 이영빈(19)의 최근 활약에 2군으로 내려간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33) 생각이 나지 않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최근 맹활약 중인 이영빈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최근에 타격감이 좋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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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3회초 무사에서 LG 이영빈이 1점 홈런을 치고 류지현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하위타순에 배치하기도 했지만, 보어의 방망이는 드문드문 터졌다. LG 타선의 흐름도 침체됐다.
하지만 보어가 2군에 내려간 뒤로는 타선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류 감독이 중용하기 시작한 이영빈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이영빈은 올해 세광고를 졸업하고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에 지명된 내야수다. 이날 경기 전까지는 올 시즌 1군에서 47경기 타율 0.286(77타수 22안타) 1홈런 11타점 OPS 0.748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전날(2일) 키움전에서는 2루타 2개를 때리며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확실히 보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영양가가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타로 나서 13타수 6안타, 타율로는 0.462에 달한다. 타점도 2개가 있다.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대타로 나서 결승타를 때렸다.
최근에는 9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류 감독도 “이영빈과 문보경이 후반기 들어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타격감이 좋다. 유강남도 페이스가 좋다. 하위타순에서 홍창기까지 연결이 되면서 득점력이 높아진 것 같다”며 하위 타선에서의 존재감은 인정했다.
문제는 이영빈의 수비 포지션이다. 이영빈을 지명했을 때 포스트 오지환(31), 즉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후계자가 되주리라는 기대가 컸다. 실제, 1군에서도 가장 많이 나온 포지션이 유격수이긴 하다. 그렇다고 유격수만 하는 선수는 아니다. 유격수 다음으로는 2루수로 많이 나왔다. 센터라인을 모두 볼 줄 안다. 그 다음이 1루수, 3루수로도 한 차례 나온 적이 있다. 그래도 주포지션은 정해야 한다.
물론 타격에 장점이 더 있는 선수인 건 분명하다. 류 감독도 “이영빈은 타격에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퓨처스팀에서 한 포지션을 주고 육성하기보다는, 타격을 보고 1군에서 기용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포지션을 정해버리면 쓰임이 한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빈은 지명했을 때부터 수비 포지션을 따로 정하진 않았다. 완성형 선수가 아니라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유격수는 지난해 고3때부터 본격적으로 했던 이영빈이다. 류 감독은 “지금 이영빈의 미래 포지션을 정할 시점은 아니다. 영빈에 맞는 포지션, 또 팀이 필요한 포지션을 두루 살펴보고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여러 수비 포지션에서 활약하면서 장점인 타격 재능을 잘 살리는게 이영빈에게도, 팀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였다.
이날 이영빈은 9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영빈은 팀이 0-2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로 이 경기 첫 타석에 나서 키움 선발 김선기를 상대해 볼카운트 1볼에서 2구째 한복판으로 들어온 140km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우측 담장으로 넘겼다. 이날 이영빈이 기록한 유일한 안타이자 추격의 홈런이었다. 이영빈의 시즌 2호 홈런이기도 했다. 이영빈은 이 경기에서 4타수 1안타(1홈런 포함)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LG는 이영빈의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고, 5회초 2점을 더 보태 3-2로 역전했다. 하지만 9회말 마무리 고우석이 송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