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21)에게 9월은 악몽의 달이었다.
월간 타율이 단 한 차례도 3할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는 강백호였다. 한 때 4할이 넘나드는 타율로 새 역사를 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부풀리게 했던 타자다.
하지만 9월 들어 강백호는 크게 곤두박질 쳤다. 월간 타율이 0.250에 그쳤다.
↑ 강백호가 9월 들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지며 타격왕 경쟁에서 이정후에 추월을 허용했다. 4할을 꿈꾸던 타자가 어느새 0.350대로 타율이 떨어졌다. 사진=천정환 기자 |
압도적으로 앞서 있어 거의 확정된 듯 느껴졌던 타격왕 경쟁에서도 이정후(0.363)에 한참 밀린 0.354의 타율을 기록하게 됐다. 이정후에게 추월을 허용한 것이다.
도대체 9월의 강백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정후의 9월과 비교해 보면 그 답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의 도움으로 이정후와 강백호의 9월 성적을 비교해 봤다.
이정후가 특히 더 신경을 쓰고 있는 OPS도 패스트볼을 공략했을 때 무려 1.192나 됐다.
특히 체인지업에 장기를 보였는데 우투수가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떨어트리는 체인지업에 타율 0.455의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다. 우투수를 상대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문제는 체인지업이었다. 강백호는 체인지업 공략 타율이 0.083에 불과했다.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은 주로 우투수들이 던지는 구종인 만큼 강백호가 비율이 높은 우투수를 상대로 약세를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보다 많이 상대하게 되는 우타자에게 치명적 약점을 드러내며 어려움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패스트볼의 구속별 대응력에서도 두 타자는 차이를 보였다.
전체적인 패스트볼 타율이 높아진 것도 145km이상의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잘 이뤄졌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구속을 갖춘 투수라면 9월의 강백호에게 과감하게 빠른 공 승부를 들어가도 통할 확률이 높았다.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크게 떨어지며 강백호의 성적도 곤두박질 쳤다.
이정후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스플리터에 대해 0.417의 빼어난 타율을 보였다. 상대가 마음 먹고 던진 유인구에 거의 속지 않았음을 뜻한다.
실제로 이정후의 바깥쪽 유인구에 대한 헛 스윙율은 11%에 불과했다. 좋은 선구안을 통해 유인구에 속지 않았고 존으로 몰려 들어오는 실투는 놓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강백호는 바깥쪽 유인구에 뚜렷한 약점을 보였다. 바깥쪽 유인구 타율이 0.133에 불과했다. 반면 헛 스윙율은 27%로 높았다. 이정후의 두 배 이상 많이 속았음을 알 수 있다.
9월의 강백호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빠른 공으로 윽박지른 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유인하면 강백호를 잡아낼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 투수에겐 여러가지 선택지를 택할 수 있는 여유를 준 셈이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은 "오프스피드 계열의 경우 좌타자를 상대로 우투수가 많이 던져 우투수 상대로 맞춰 분석한 결과 바깥쪽 하단 공략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우투수들이 두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