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48)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논란을 빚었던 선수들에 대한 시즌 아웃 철퇴를 번복한 지난 16일. 안우진(22)은 이날 오후 강화퓨처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 2군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했다.
4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압도했고 직구 최고구속은 157km를 찍었다. 지난 7월 6일 SSG와의 정규시즌 경기 이후 2개월 만에 실전등판에서 말 그대로 '악마의 재능'을 보여줬다.
안우진은 현재 팀 선배 한현희(28)와 함께 KBO의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적용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7월초 수원 원정 기간 숙소를 무단이탈한 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을 빚었고 방역수칙 위반 혐의까지 더해졌다.
홍 감독은 당초 후반기 시작과 함께 한현희, 안우진의 잔여시즌 1군 기용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최근 팀 마운드가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말을 뒤집었다. 어떤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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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3일 KBO의 출전 정지 징계가 해제되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 사진=김재현 기자 |
안우진의 KBO 징계는 오는 22일을 끝으로 해제된다. 구단 자체 징계에서 15경기 출전 정지, 벌금 1000만 원이 추가된 한현희와는 다르게 벌금 500만 원만 부과됐다. 징계 기간에는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주일 넘게 고민한 끝에 안우진, 한현희의 복귀를 결정했다는 홍 감독의 말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다. 안우진이 연습경기 하루 이틀 전 갑자기 선발등판을 준비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는 23일 1군 엔트리 등록 가능 시점에 맞춰 최종 리허설을 미리 준비하고 진행했다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안우진이 1군 복귀가 가능해지는 날 키움은 4-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NC 다이노스와 2연전을 치른다.
안우진은 2019 시즌부터 올해까지 NC를 상대로 7경기(3선발)에서 21⅔이닝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66으로 강했다. 올 시즌 한 차례 맞대결에서는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홍 감독 입장에서 안우진 선발등판 카드는 NC를 상대하는 최적의 수인 셈이다.
홍 감독은 일단 17일 한화전에 앞서 안우진을 다음주 1군 복귀에 맞춰 연습경기 등판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세부적인 계획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계획이 없었다는 홍 감독의 설명은 키움을 제외한 타 구단과 야구팬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안우진의 등판일이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징계가 끝난 뒤 바로 등판할 수도 있고 팔꿈치 통증이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22일에야 홍 감독의 안우진 활용 세부적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