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필슨조의 핵심 정우영(21)이 후반기서 펄펄 날고 있다.
전반기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진 성적을 바탕으로 불펜에 힘을 더하고 있다.
전반기보다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확실한 필승 카드로 자리잡고 있다.
↑ 정우영이 후반기 들어 한층 향상된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구위를 자신이 깨달으며 얻어진 결과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일단 평균 자책점이 크게 낮아졌다. 전반기서 3.52로 다소 높았던 평균 자책점이 2.15로 1.4가까이 떨어졌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41.2%에서 16.7%로 25% 가량 수직 하락했다. 후반기 들어 실질적으로 현재 LG 불펜 투수 중 승계주자 실점률이 가장 낮은 선수가 바로 정우영이다.
안 그래도 강한 LG 불펜에서 더욱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자신의 구위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정우영은 전반기서 4승2패1세이브15홀드, 평균 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지난해 3.12였던 평균 자책점이 3.45로 올라갔고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도 적잖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정우영의 구위가 지난해 보다 좋아졌다는 점이다. 구위는 좋아졌는데 결과는 따라오지 않았다. 달라진 자신의 공에 정우영 조차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LG 전력 분석팀 관계자는 "정우영은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구위가 좋아졌다. 타자들이 쉽게 칠 수 없는 공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자신의 공에 자신이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위는 달라졌는데 대응 방식은 지난해의 방식을 고집했다.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웠다. 이제 달라진 자신의 구위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후반기서 좋은 결과를 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단 정우영은 구속이 상승했다. 지난 해 정우영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km였다. 올 시즌에는 더 빨라졌다. 146.9km가 나오고 있다. 평균 1.6km정도 구속이 빨라졌다.
LG 전력 분석팀 관계자는 "정우영은 볼 끝의 무브먼트로 승부를 거는 유형의 선수다. 볼 끝의 움직임이 많다. 공이 빨라지면 볼은 더 크게 변한다. 전반기선 빨라진 스피드에 자신이 적응하지 못했다. 볼 끝은 더 현란하게 움직였는데 정작 던지는 선수가 그에 대한 인식이 없다보니 제구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적응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공의 무브먼트도 지난해 보다 훨씬 많이 움직인다. 투심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가 -0.7에서 -5.8로 5cm 이상 크게 움직였다.
볼 끝의 움직임이 5cm 이상 늘어나는 것은 결코 흔치 않은 케이스다. 그런 무브먼트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문제는 그 바뀐 움직임에 정우영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전보다 더 많이 떨어지는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지난해의 감으로 해결하려 하니 제구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전반기서 볼넷이 늘언난 것도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바뀐 구위에 스스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LG 전력 분석팀 관계자는 "정우영의 공은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업그레이드가 됐다. 다만 그 공을 제대로 쓸 줄 몰랐다. 그렇게 움직임이 많은 공을 제구한다는 건 말 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공이 얼마나 움직이는 지 알게 되며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스피드와 볼 끝의 움직임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던지기 때문에 제구력 면에서 향상된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분명 후반기서 더 좋은 공을 뿌리고 있다. 전반기엔 달라진 자신의 구위에 적응하지 못햇다면 이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불태라 했다. 모승 승부는 나를 아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당라진 자신의 구위를 확인한 정우영이 더 무섭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다. 정우영의 올 시즌은 이제 다시 시작된 것이나 다름 없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