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의 성적은 14일 현재 타율 0.310 12홈런 63타점이다.
출루율이 0.392로 나쁘지 않은 반면 장타율은 0.449로 그다지 높지 않다. OPS가 0.841로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은 이유다.
못하고 있다고 하긴 어렵지만 페르난데스라는 이름 값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임에 분명하다.
↑ 페르난데스가 지난 2년간의 성적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입지가 애매해졌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없어 두산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지난 2년간 각각 0.344와 0.340의 타율을 기록한 페르난데스다. 안타수도 197개와 199개로 대단히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0.310의 타율에 118안타를 치는데 그치고 있다.
성적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페르난데스에 대한 팀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김태룡 단장에게 물었다. 돌아 온 답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김 단장은 "페르난데스가 모든 수치들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보여지는 수치도 떨어지고 있지만 몸의 스피드 등 세부 데이터에서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참 좋았을 때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분석이다. 페르난데스는 확실히 타격의 밸런스가 좋지 못하다. 몸의 스피드가 떨어지며 공에 대한 반응 속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페르난데스가 좋을 때는 몸쪽 높은 하이존의 볼도 스피드로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내곤 했다. 하지만 최근 이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피드가 조금 있는 공이 몸쪽 하이존을 공략하면 어김없이 방망이가 나와 범타로 그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확실히 지난 2년에 비해 몸에 스피드가 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전 처럼 타석에서의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에 대한 경계 대상 1호인 홈런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보니 안타 수가 줄어들면 임팩트도 덩달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두산은 대안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김태룡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꼭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좋은 자원이 있는지를 서치하고 있다고 했다.
김 단장은 "미국 현지에 있는 스카우트로부터 여러 선수의 데이터를 받아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반쪽 선수다. 수비가 좀 된다 싶으면 타격 능력이 떨어지고 타격이 좋으면 수비가 안되는 식이다. 페르난데스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그만한 선수를 구한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페르난데스가 3할에 실패하면 모를까 그래도 3할을 꾸준히 쳐 준다면 교체를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에도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줄만한 선수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로서는 페르난데스가 좀 더 힘을 내주길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의 현재 위치는 다소 애매하다. 수치가 아주 나쁘지는 않지만 팀의 주축 선수로 임팩트를 주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외국인
두산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일단은 페르난데스가 지난해의 공격성을 되찾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 상황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