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황태자'로 불혔던 KBO 리그를 전 레전드 윤성환(40.전 삼성)이 승부조작 청탁에 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제11형사단독(판사 이성욱)은 14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윤성환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2억 350만원을 선고했다.
윤성환은 지난해 9월 대구 달서구 한 커피숍 등에서 승부 조작 청탁을 받고 A씨에게 현금 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 삼성 전 레전드 윤성환이 승부 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윤성환 말고도 승부 조작에 나선 선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KBO는 발본색원의 자세로 이 사건을 임해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윤성환은 2004년 삼성에 입단해 2020년까지 17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통산 425경기, 135승 106패 2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3의 기록을 남겼다.
삼성의 영구 결번 유력 후보로 꼽힐 정도로 프로야구에서 큰 성과를 낸 윤성환이었다. 하지만 승부 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윤성환은 사설 도박에 손을 대며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 대박을 터트리고 풍성한 우승 보너스를 받았던 선수지만 도박은 끝없는 나락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윤성환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그만큼 많은 혜택을 받았다.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있었어야 정상이다.
그런 윤성환이 자금난에 시달리며 결국 검은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이 문제가 윤성환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이런 저런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검은 유혹의 손길이 닿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선수들에게 승부 조작이 가져올 수 있는 파장과 파문에 대해 다시 한 번 제대로 설명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다시 한 번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경찰에 보다 강력한 수사를 요청해 추가로 승부 조작에 연루된 선수는 없는지 밝혀내야 한다. 윤성환 한 명으로 넘어가려 했다가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윤성환 사건을 통해 한 동안 잠잠한 듯 했던 승부 조작 시도가 여전히 계속 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윤성환 한 명의 일탈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추가로 연루된 선수를 찾아내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경기 내용을 분석해 의심되는 정황이 있는 선수들을 압박 면접을 통해 사실 관계를 따져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윤성환 사건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