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리빌딩 시즌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올 시즌 팀 내 많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며 성장을 도모했다.
하지만 성과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3루수로 성장한 김태연 정도를 제외하면 타격쪽에서 눈에 띄는 선수를 발굴하지는 못했다.
↑ 황대인이 한화 수베로 감독의 기준으로는 성공한 유망주로 평가 받고 있다. KIA에서도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는 사인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수베로 감독의 생각을 다른 팀에도 대입해볼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수베로 감독은 힌트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했었다.
팀 내 유망주들이 성장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하며 “더 잘할 수 있었던 야수들이 기대만큼 타격에서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여러 루키들에게 기회를 줬는데 2할 초반, 1할 후반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기회를 꾸준히 주면 2할3~4푼 정도의 성적과 함께 내년을 더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자원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이 말한 기회는 100 타석이었다. 100 타석 정도의 기회를 주면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꺼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100타석 이상을 들어서 2할3~4푼 정도의 성적을 거둔 선수라면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것은 다른 팀 유망주들 중에는 이 기준을 넘어선 선수들이 제법 있다는 점이다.
특히 거포 유망주 육성이 시급한 KIA 타이거즈가 그랬다. 대표적인 예가 황대인(25)이었다.
황대인은 올 시즌 47경기서 163타석을 들어서 타율 0.231 6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수베로 감독이 말한 유망주의 조건을 채운 셈이다.
황대인이 한화에 있었다면 좀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으며 내년 이후까지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KIA에선 아직도 기회가 제한적으로 주어지고 있다. 류지혁이 1루수로 나서며 출장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가뜩이나 경쟁자가 많은 KIA의 1루다.
윌리엄스 감독은 전형적인 1루 요원이라 할 수 없는 류지혁을 1루수로 주로 활용하고 있다.
홈런 갈증이 심한 KIA다.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사실상 무산된 뒤에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하지 않고 있다.
수베로 감독의 기준으로는 성공적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대인에게 기회를 많이 주지 않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모든 감독의 시선이 같을 수는 없다. 유망주를 키우는 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수베로 감독의 기준에는 분명 리빌딩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는 선수가 황대인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찍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필요가 있다는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