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33)이 시즌 21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82승 54패로 지구 선두 달리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그 상대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김광현) vs 밀워키 브루어스(아드리안 하우저), 아메리칸패밀리필드, 밀워키
9월 5일 오전 8시 10분(현지시간 9월 4일 오후 6시 10분)
현지 중계: 밸리스포츠 미드웨스트(세인트루이스), 밸리스포츠 위스콘신(밀워키)
한국 중계: 스포티비 프라임
↑ 김광현은 지난 등판에서 성공적으로 선발 투수로 복귀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짧았던 복귀전
김광현은 지난 8월 30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4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투구 수는 64개였다. 3회까지 무실점 순항했으나 4회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1사 이후 쓰쓰고 요시토모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는 과정에서 한 점을 내줬다. 그리고 5회초 대타 교체됐다.
이번 시즌 스무 번의 선발 등판중 2실점 이하로 막고 있음에도 교체된 것이 벌써 네 번째다. 이때문에 그가 세인트루이스 벤치의 신뢰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최소한 이날 등판과 관련해서는 이는 과도한 해석이다. 팔꿈치 염증에서 회복한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 2 2/3이닝 45구 정도까지 빌드업을 진행한 상태였다. 4이닝 64구는 이상적인 빌드업이었다. 물론 지난해 2주만에 부상 복귀해 7이닝을 던졌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투구와 관련없는 신장 문제였고 이번에는 팔꿈치 부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7~80구씩 투구를 맡길 감독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경기전 인터뷰에서 "등판 도중 순항한다면 (정해진 숫자를) 넘어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어려운 이닝을 소화한다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예고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75구까지 생각했지만 60구 이후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4회 만루 상황에 몰리면서 투구 수가 60개 중반을 향해가자 교체를 진행했다.
이것을 '불신'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정말로 카디널스 벤치가 그를 믿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그의 자리는 다른 유망주가 대신하고 있을 것이다. 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나는 FA 선수다. 얼마든지 내쳐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부상자가 나오자 바로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신뢰가 없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에게 많은 투구 수를 맡기지 않는 것은 '관리'의 측면으로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관리도 허리, 팔꿈치 등 그의 부상 이력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이것을 '불신'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결국 지금 카디널스 구단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관리'와 '불신' 사이 어느 지점이 될 것이다. 일단은 '관리'쪽에 많이 기울어진 모습이다. 이날 경기를 보면 더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팔꿈치 부상이 문제가 되기전에도 많은 투구 수를 허락받지 못했던 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투구다.
↑ 세인트루이스의 최근 타격감은 나쁘지않다. 사진=ⓒAFPBBNews = News1 |
추격자
"그들도 우리가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전날 경기를 마친 뒤 주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가 남긴 말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69승 64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4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신시내티 레즈와는 단 1.5게임차다. 직전 시리즈 신시내티 원정에서 2승 1패 기록했고 밀워키 원정 시리즈 첫 경기도 승리로 가져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현재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은 LA다저스(85승 50패)가 1위를 독주중인 가운데 신시내티(72승 64패), 샌디에이고 파드레스(71승 64패), 세인트루이스, 그리고 필라델피아 필리스(69승 65패)와 뉴욕 메츠(67승 67패)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중이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은 현재 흐름이 좋다. 지난 7일간 6경기에서 타율 0.300(내셔널리그 2위) 출루율 0.376(2위) 장타율 0.581(1위) 기록하고 있다. 1루수 폴 골드슈미트는 6경기에서 18타수 5안타 3홈런 8타점으로 타격에 물이 올랐다. 볼넷(6개)이 삼진(5개)보다 많다. 그만큼 감이 좋다. 어느덧 폴 데용을 밀어내고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는 에드문도 소사도 5경기 19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으로 잘하고 있다. 토미 에드먼(25타수 9안타 2홈런 6타점) 놀란 아레나도(22타수 7안타 3홈런 4타점) 딜런 칼슨(21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도 상승세다. 이들이 이날 경기에서 함께 터져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 로렌조 케인은 가장 경계해야하 타자다. 사진=ⓒAFPBBNews = News1 |
독주체제
밀워키는 현재 지구 2위 신시내티 레즈에 10게임차 앞선 지구 선두다. 지구 우승을 위한 매직 넘버는 17. 이대로라면 지구 우승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광현은 밀워키에 강했다. 세 차례 등판에서 1승 평균자책점 1.04(17 1/3이닝 2실점)로 잘했다. 이번 시즌에는 한 차례 상대했는데 지난 5월 12일 원정경기 5 1/3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다 6회 로렌조 케인, 트래비스 쇼에게 2루타 2개를 허용하며 실점한 뒤 강판됐었다. 팀은 연장 끝에 승리를 거뒀었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는 더욱 그렇다. 파크팩터는 101로 그렇게 투수에게 나쁜 곳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체감하는 난이도는 다르다.
김광현의 동료 애덤 웨인라이트는 "쿠어스필드에서 던지는 거 같다. 최고의 타자 친화 구장중 한 곳"이라며 이곳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좌측 폴부터 우측 폴까지, 평균 수준의 파워를 가진 타자면 누구나 홈런을 칠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6 1/3이닝 2실점 호투한 그는 "이곳에서 도전을 즐긴다. 정말 엄청나게 집중하며 수준 높은 공을 계획대로 던져야한다. 뜬공도 홈런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밀워키는 지난 7일간 7경기 치르며 타율 0.251(내셔널리그 4위) 출루율 0.314(6위) 장타율 0.360(12위) 기록했다. 시즌 기록(0.235/0.319/9.397)도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에두아르도 에스코바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콜튼 웡(출산휴가) 아비자일 가르시아(허리, 햄스트링 긴장 증세)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최근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는 로렌조 케인. 5경기에서 14타수 5안타 2홈런 6타점 3볼넷 3삼진 기록중이다. 도루도 2개가 있다. 루이스 우리아스도 6경기 22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잘하고 있다. 윌리 아다메스는 좌완 상대 시즌 타율 0.259 3홈런 9타점 기록하고 있다.
※ 김광현 vs 밀워키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1타수 무피안타 1볼넷
로렌조 케인 3타수 1피안타 1득점 1탈삼진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5타수 무피안타 1볼넷
아비자일 가르시아 5타수 1피안타 1볼넷
오마 나바에즈 3타수 무피안타 2탈삼진
파블로 레예스 2타수 1피안타
루이스 우리아스 7타수 무피안타 1탈삼진
크리스티안 옐리치 5타수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 하우저는 싱커가 돋보이는 투수다. 사진=ⓒAFPBBNews = News1 |
땅볼은 나의 친구
상대 선발 아드리안 하우저(28)는 이번 시즌 23경기(선발 21경기)에 등판, 112 1/3이닝 소화하며 7승 6패 평균자책점 3.69 기록중이다. 이미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 이닝 소화 기록을 세웠다. WHIP 1.344, 9이닝당 피홈런 0.9개 볼넷 4.2개 탈삼진 6.9개 기록중이다. 8월에는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약 18일간 이탈했다. 8월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 복귀해 3 1/3이닝 68구를 소화하며 1실점(비자책) 기록했고, 6일 뒤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경기 등판했지만 5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5실점은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이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싱커(52.8%) 커브(14.3%) 포심 패스트볼(13.9%) 체인지업(11.2%) 슬라이더(7.9%)를 구사하고 있다. 이번 시즌 싱커의 평균 구속은 93.6마일 수준이며 0.221의 준수한 피안타율을 기록중이다. 싱커가 주무기인만큼 땅볼 유도가 주특기인 선수다. 이번 시즌 땅볼 타구 비율이 61.9%에 달한다.
타석에서는 통산 57타수 4안타(0.070) 기록중이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한방'이 있다. 이번 시즌 35타수 3안타 기록중인데 3개 안타중 2개가 홈런이었다. 이 두 개 홈런
2011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됐으며, 2015년 7월 조시 헤이더, 브렛 필립스와 함께 밀워키로 트레이드됐다. 이때 휴스턴으로 넘어간 선수들이 마이크 파이어스와 카를로스 고메즈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