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대타로까지 밀렸다.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선발 출장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 배터리는 여전히 그를 두려워 한다. 쉽게 승부를 들어가지 않는다. 존재감은 여전하다.
KBO리그 타점왕 출신 제리 샌즈(33.한신) 이야기다.
↑ 샌즈가 극심한 타격 부진 끝에 대타로 나서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 팀엔 두려움을 주는 타자다. 사진=한신 SNS |
6월 월간 타율이 0.247로 떨어지더니 7월엔 0.231, 8월엔 0.228로 계속 추락했다. 시즌 타율도 결국 0.263까지 내려갔다. 팀의 중심 타자로서 몫을 다 해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결국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샌즈는 3일 요미우리전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선두 자리가 걸려 있는 경기였다. 1위 요미우리를 1.5경기차로 쫓고 있는 한신이었다. 게다가 전통의 라이벌전이었다. 경기의 무게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샌즈는 이 중요한 경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새 외국인 타자이자 KBO MVP 출신인 멜 로하스 주니어가 선발 출장했다.
샌즈는 3-3 동점이던 7회말 1사 2,3루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팀이 여전히 그에 대한 기대를 접지는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반드시 점수가 필요한 찬스에서 대타로 나섰다.
상대 팀 요미우리의 집중 견제가 쏟아졌다. 볼 2개를 먼저 던지며 유인을 해봤다. 샌즈가 속지 않자 결국 고의 4구로 샌즈를 1루로 보냈다.
샌즈가 여전히 팀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상대 팀의 견제도 함께 받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샌즈의 대타 기용도 체력 관리 차원의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샌즈에게 무한정 기회가 주어질 수는 없다. 샌즈도 더 이상 성적이 추락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0.324의 득점권 타율로 여전히 찬스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이는 샌즈지만 시즌 타율이 너무 떨어지게 되면 선발로 나설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살리며 존
한신과 상대 팀 모두 그의 존재감을 인정하고 있을 때 보다 나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과연 샌즈가 KBO리그 타점왕 출신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치열한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팀을 위해서도 그의 부활은 절실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