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최고권위의 야구대회 고시엔에서 4강까지 올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죠.
한국어 교가가 7번이나 연주돼 더 관심을 끌었는데요.
교토국제고 박경수 교장을 김동환 기자가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 기자 】
일본 야구의 '성지'인 한신고시엔구장에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집니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에"
고시엔 103년 역사상 비일본어 교가가 연주된 건 처음.
우승 후보를 줄줄이 꺾고 4강까지 오른 교토국제고는 총 7번의 한국어 교가를 제창했습니다.
학생 수 130명, 야구부 역사 22년의 작은 학교가 만든 기적이었습니다.
"저 자신은 우승을 한 것과 같은 기분입니다. 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이 응원해 주신 덕에 우리 선수들이 힘을 더 얻은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야구의 심장부에서 메아리친 한국어 교가는 재일 교포들에게 큰 감동과 힘이 됐습니다.
"한국어 교가 그 자체를 듣는 순간 엄청난 목멤과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는 말과 함께 병상에서 힘이 되었다는…."
한국어 교가와 '동해'라는 표현을 못마땅해 한 일본 우익의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다른 의미 없이 교가는 교가로써 부르는 마음을 가지고 임해서 우리 학교 교가가 울릴 때 같이 부르는 영상이 비춰지곤 했는데 그 자체로 저는 교육이라고 봅니다."
1947년 개교해 교토 지역 한국인 중·고등 교육을 담당했던 학교는 2003년 교토국제고로 간판을 바꾸면서 일본인 학생도 받았습니다.
지금은 일본 학생이 더 많고, 고시엔 4강 진출을 이룬 야구부도 대부분 일본 학생이지만 그들에겐 한국과 일본의 구분이 없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이 좋아서 오는 일본 학생과 우리 교포 분들의 자녀가 어우러져서 다니는 학교입니다. 합쳐진 한국과 일본의 힘을 발산해서 아시아적인 리더로 거듭나서…."
기적과 감동의 합창을 준결승에서 멈췄던 교토국제고는 내년 우승을 향해 다시 나아갑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