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새 이름과 등번호를 유니폼에 새기며 부활을 꿈꿨던 심기일전이 3년 만에 20홈런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32)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1 대승을 이끌었다.
한유섬은 이날 SSG가 4-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 2루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산 좌완 최승용(20)의 초구 141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 SSG 랜더스 외야수 한동민이 1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5회말 3점 홈런을 기록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한유섬도 경기 후 “오랜만에 20홈런을 쳐서 기분이 좋다”며 “팀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SSG가 이길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약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KBO리그는 예년과 다르게 투고타저 성향을 보이고 있다. 3일 현재 2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는 리그 전체에서 한유섬을 비롯해 단 8명뿐이다. 좌타자로 한정하면 NC 다이노스 나성범(32, 22홈런)과 한유섬 두 명이 전부다. 20홈런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한유섬이 한 시즌 20홈런을 기록한 건 올해까지 총 세 차례다. 2017 시즌 29홈런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신흥 좌타거포로 자리매김했고 2018 시즌 41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우승 반지와 함께 한국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고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한유섬은 이듬해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2019 시즌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 여파로 12홈런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잦은 부상 속에 풀타임을 뛰지 못하고 15홈런으로 마감했다.
한유섬은 이 때문에 지난겨울 말 그대로 모든 걸 바꿨다. 최전성기였던 2018 시즌 타격 영상을 보면서 가장 좋았을 때의 타격 매커니즘을 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름도 한동민에서 한유섬으로 개명했고 ‘한동민’과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던 등번호 62번도 35번으로 교체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변화를 낳았고 ‘한유섬’으로서의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한유섬은 일단 남은 시즌 홈런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는
한유섬은 “홈런도 좋지만 좋은 타격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며 “매 타석 더 집중해서 SSG가 상승세를 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인천=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