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이 사라졌다. 이라크팬들의 조롱이 현실이 됐다. 반면 수비 라인의 핵 김민재(25·페네르바체)의 존재감은 빛이 났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 승리, 승점 3점을 위해 최정예 멤버로 나섰다. 불과 이틀전 유럽에서 귀국한 유럽파들도 라인업에 대거 포진했다.
희비가 엇갈렸다. 이라크의 촘촘한 수비에 한국 공격진은 이렇다할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공격 흐름이 끊기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
후반 들어서도 손흥민은 이라크 밀집 수비에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37분 가장 홍철의 크로스가 시발점이 된 공격 찬스에서 골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박스 중앙 안쪽에서 슈팅을 날렸다. 떨어지는 공에 바로 발을 갖다댔지만, 이라크 선수 몸 맞고 튕겼다. 박스 안쪽에다가 슈팅에 정확도와 힘도 있어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되나 싶었는데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이날 손흥민은 직접 해결하기 보다는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려다가 상대 수비벽에 막히는 장면이 반복됐다. 답답한 플레이였다. 경기 전 이라크팬들이 손흥민이 밧줄로 꽁꽁 묶인 합성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뿌려대는 등 도발한 것이 현실이 된 모양새였다.
반면 김민재는 수비라인에서 김영권과 함께 상대 역습을 차단하며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이라크 우측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후세인에게 바짝 달라붙어 꼼짝 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가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김민재가 이라크 후세인의 드리블을 수비하고 있다.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
비록 원했던 승리를 따내지 못한 한국이지만, 김민재의 호수비는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무기력하고, 고지식했던 공격진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상암(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