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장도에 오른다.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워야 한다. 해법은 선제골에 달려있다.
한국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을 치른다. 이라크전을 시작으로 최종예선에 돌입하는 한국은 중동팀들과 잇단 대결을 펼친다. 한국이 속한 A조에는 한국을 제외하면 모두 중동팀이다. 이라크는 물론,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시리아, 레바논을 꺾어야 카타르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중동은 한국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원정거리도 길고, 환경도 낯설다. 시차적응도 해야한다. 또 중동 특유의 텃세와 ‘침대축구’로 불리는 시간끌기는 보는 사람도 짜증날 정도다.
↑ 축구대표팀 소집훈련을 이끌고 있는 파울로 벤투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결국 빠른 선제골이 필수적이다. 선제골이 나온다면 중동팀들의 시간끌기 전략은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정반대의 상황이 되면 골치 아파진다. 침대축구는 홈이건, 원정이건 가리지 않는다. 지난 6월 고양에서 열린 2차예선 레바논전에서도 한국이 먼저 실점을 하자 레바논 선수들은 여지없이 드러눕기 시작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레바논이 시간을 끌자 물병을 걷어차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물론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경계심을 거둬서는 안된다. 오랜기간 중동무대에서 뛴 벤투호 중원의 핵 남태희(30)도 “침대축구는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상대가 그러는 것 같다”며 “선제골을 빨리 넣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시작 직후부터 기회를 만들고 그것을 살려 득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판 상대인 이라크는 다크호스다. 이라크는 스페인과 터키에서 3주간 전지훈련을 하며 손발을 맞춰왔다. 사령탑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다.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인물이다.
한국은 최정예 멤버로 나선다. 대표팀 주축 전력이 모두 합류했다. 주장 손흥민(29·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EPL) 3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는 등 페이스가 좋다. 황의조(29·보르도)와 이재성(29·마인츠)도
벤투 감독은 이라크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온라인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하겠다”며 “최고의 경기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