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팀의 미래이자 토종 에이스 이의리(19)의 관리 방식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맷 윌리엄스(56) KIA 감독은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이의리는 올해 최대한 휴식을 주는 쪽으로 관리를 해왔다. 올림픽 때도 선발투수로 던졌던 부분이 이의리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며 “현재 시즌 전 구상했던 (이닝 제한에) 가까워진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의리는 올해 KIA는 물론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루키다. 개막 후 17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3.63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985년 이순철(60)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출신 신인왕 등극이 유력하다.
↑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이의리. 사진=김영구 기자 |
최근 KBO리그의 트렌트는 영건 투수들의 관리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프로에 입문한 어린 투수들에게 많은 이닝을 짊어지게 하지 않는다.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kt 위즈 소형준(20)은 133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않았다. 등판 간격 역시 길게 가져갔다. 5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할 때도 있었지만 정기적으로 일주일 이상의 휴식을 부여했다.
LG 트윈스도 지난해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낸 우완 영건 이민호(19)의 등판 간격을 열흘 이상으로 잡았다. 이민호는 97⅔이닝을 충분한 휴식 속에 던질 수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의리의 라이벌이자 프로 입단 동기 김진욱(19)이 올해 1, 2군을 합쳐 100이닝을 넘지 않게 할 계획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의리의 한계 투구 이닝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의리가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의리는 내년, 내후년을 바라본다면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 KIA 역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멀어진 가운데 이의리를 시즌 끝까지 선발투수로 완주시킬 이유가 없다.
관건은 팀 사정이다. KIA는 지난달 중순 퓨처스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파로 대부분의 2군 선수들이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오는 4일 격리가 해제되더라도 투수들은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투수진의 경우 현재 1군 투수들로 이번달을 버텨야 하는 악조건에 놓여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의리에게 최대한의 경험치를 주고 싶지만 무리시키는 건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며 “일단 다음 선발 경기(2일 삼성전)가 이의리에게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오는 4일 이후 2군 선수들 콜업이 가능해지면 로테이션을 거르거나 쉬게 해 줄 수 있는 타이밍을
또 “구체적으로 이의리의 한계 투구이닝을 수치로 언급하는 건 조심스럽다. 다만 굉장히 가까워졌다고는 말할 수 있다”며 “워낙 미래가 밝은 좋은 투수다. 올해만 생각하기보다는 앞으로도 잘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