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프로페셔널하다. 시간 낭비 좋아하지 않는다.”
이제는 적장으로 한국에 왔다.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에 관한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을 치른다.
↑ 이라크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한국과 상대하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하지만 1차전 상대 이라크는 만만치 않다. 2차 예선에서 한국의 천적 이란에 승리를 거두는 등 생각보다 탄탄한 전력으로 나왔다. 사령탑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것은 15년 전이지만, 한국 축구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국에 오게 돼 영광이다.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였고, 경기장 역시 멋졌다”며 한국을 적으로 만나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은 아주 많은 발전을 했고, 지난 몇 년간 특출난 선수들의 활약으로 좋은 팀이 됐다. 이 조에서는 한국이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유력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라크팀도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고, 한국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라크는 최종예선을 앞두고 스페인,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며 호흡을 맞췄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3주의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속한 A조는 한국을 제외하면 모두 중동팀들이다. 특히 중동의 침대축구는 가장 큰 경계 대상이다. 이미 지난 6월 고양에서 열린 2차예선에서 레바논에 선제골을 내주고, 침대축구를 당한 벤투 감독은 물병을 발로 걷어차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라크전에서도 만약 이른 시간 골을 넣지 못한다면 안방이라도 침대축구에 말릴 수 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는 프로페셔널한 팀이다. 시간 낭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이라크 주축 선수 알리 아드난도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아드난은 “우리 팀이 준비를 많이 했지만, 한국같이 강한 팀과의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감독, 코치, 선수들이 모두 잘 준비했고, 정신적으로 무장
아드난은 과거 황인범(루빈 카잔)이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뛰었을 때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이기도 하다. 그는 “황인범을 만나 기쁘고, 팀을 떠난 뒤 처음 만나는데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만나는 것은 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