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야구인 단체 ‘일구회(회장 윤동균)’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0년이 된 최동원과 장효조를 추모했다.
故 최동원은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 중 하나다. 故 장효조는 3000타석 이상 타율(0.331) 및 출루율(0.427) 역대 1위에 빛나는 KBO리그 역대 가장 뛰어난 교타자로 꼽힌다.
이하 1일 일구회 추도문 ‘우리는 최동원과 장효조를 잊지 않겠습니다’ 전문.
↑ 왼쪽부터 현역 시절 故 최동원·장효조. 사진=장원우 전 주간야구 사진부장 제공 |
최동원 감독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5차례 나와 4승을 올리는 등 한국야구의 에이스로 오랫동안 활약했습니다. 또한 불이익을 무릅쓰고 ‘선수협’ 결성을 주도하며 선수 권익을 위해 누구보다 많이 노력했습니다. 장효조 감독은 ‘배트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칠 타자’로 불릴 정도로 타격의 장인이었습니다. 4차례나 타율 1위에 올랐고 통산 타율은 0.331에 이를 정도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분은 1988년 시즌이 끝난 후 롯데와 삼성 간의 2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습니다. 그렇게 최 감독은 롯데가 아닌 삼성에서, 장 감독은 삼성이 아닌 롯데에서 현역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진심으로 ‘레전드’라는 말이 어울리는 두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야구팬이 두 분에 관해 얼마큼 알고 있을까?’ 아마 세세하게 아는 팬이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뛰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영화 ‘꿈의 구장’의 개봉 30주년을 맞이해 영화 속 옥수수밭과 같은 곳에서 정식 경기를 펼치는 프로젝트를 펼쳤습니다. 그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하면서도 부럽기도 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과거 월드시리즈에서 벌어진 승부조작과 관련한 ‘블랙삭스 스캔들’ 소재를 다룬 영화조차도 기념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쉬울 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 감독과 장 감독, 두 분만이 아니라 유니폼을 벗는 순간 어느 선수나 잊혀만 갑니다. 지금 이 순간의 활약과 숫자만 주목하고 그것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은 야구팬의 잘못은 아닙니다. 오로지 야구 괸계자들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프로야구
과거의 역사가 현재와 함께했을 때 프로야구의 이야기가 풍부해지고 팬의 즐길거리도 늘어날 것입니다. 늦었지만 그것을 위해 저희 일구회는 더 노력해나갈 생각입니다.
최 감독과 장 감독의 10주기를 맞아 두 분을 추억하며 잊지 않겠습니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