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운명이다. KBO리그 출신 중 한 명은 울어야 한다.
알칸타라가 가장 먼저 철퇴를 맞았지만 언제든 운명은 바뀔 수 있다. 누구에게 화살이 향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KBO리그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샌즈(33), 로하스(31), 알칸타라(29) 이야기다.
↑ 한신 1군 엔트리 2자리를 놓고 KBO리그 출신 3총사가 경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하스,알칸타라,샌즈. 사진=한신 SNS |
억울할 수 있는 케이스다. 이전 경기서는 대단히 좋은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된 뒤 4경기 4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했다. 한 번 삐끗했을 뿐인데 1군에서 자리를 잃었다.
한신 외국인 선수 구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현재 한신 외국인 선수 엔트리 5명은 꽉 차 있는 상태다. 알칸타라 대신 올라온 마르테를 시작으로 샌즈와 로하스(야수) 강켈과 수아레즈(투수)로 구성 돼 있다.
이 중 4명만 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3위까지 추락한 한신은 현재 빨간불이 들어 온 상황. 공격력 강화를 위해 마르테가 반드시 필요했다.
샌즈는 올 시즌 일본 진출 이후 최다인 20홈런을 치며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로하스도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2군에서 5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마르테를 올려 이 세 명을 중심 타선에 배치한다는 것이 야노 한신 감독의 계산이다.
마르테는 야노 감독이 꼽은 전반기 MVP였다. 여기에 선발 강켈과 마무리 수아레즈는 언터쳐블 선수다. 아프지 않는 한 뺄 수 없는 존재라 할 수 있다.
결국 로하스와 알칸타라, 조금 더 넓게 보면 샌즈까지 3명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셋 중 하나는 분루를 삼켜야 한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1군에서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일단 공격력을 살리겠다는 계산으로 마르테를 올리고 알칸타라를 뺀 야노 감독이다. 그러나 마운드가 부실해지면 언제든 알칸타라를 다시 불러 올릴 수 있다.
야노 감독도 알칸타라를 2군으로 보내며 "알칸타라에겐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성적이 2군으로 내려갈 정도는 아니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알칸타라를 다시 1군으로 부르려면 가장 먼저 로하스카 철퇴를 맞을 수 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샌즈도 그 대
결국 KBO리그 출신 3총사 가운데 한 명은 울어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하게 됐다.
지금은 알칸타라가 울었지만 나중엔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셋 중 한 명은 1군에 남을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아픔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