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럴 사정이 못 돼 답답합니다."
삼성은 30일 현재 51승3패42패로 3위에 랭크 돼 있다. 1위 KT와 승차는 5경기 차로 벌어져 있지만 5위 NC에는 4경기를 앞서 있어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허삼영 삼성 감독은 고민이 많다. 고민 없는 감독은 없겠지만 허 감독의 고민은 무게감이 조금 다르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라는 부분에서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 삼성이 순위는 높지만 외야수, 특히 박해민의 체력 관리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대표적인 예가 중견수 박해민이다.
박해민은 팀이 치른 96경기 중 무려 92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안 그래도 공.수에서 비중이 큰 박해민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활발한 움직임이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그 어떤 선수보다 체력 소모가 많다.
박해민은 공격에선 타율 0.292 32도루 59득점으로 테이블 세터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경기에 많이 나가는 것도 걱정이지만 나가면 또 뛰어야 하는 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감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수비에서도 중견수를 맡고 있기 때문에 움직임이 가장 많다. 체력이 걱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삼성은 박해민을 쉽게 빼지 못한다.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피렐라와 김동엽이 부진과 부상을 안고 있는 것이 치명적이다.
피렐라는 발바닥 부상이 아킬레스 건이다. 피렐라가 좌익수로 출장해 준다면 좌익수 자원을 중견수로 배치하며 박해민에게 쉴 공간을 줄 수 있다.
이 때 김동엽은 지명 타자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피렐라가 발바닥 부상 탓에 지명 타자 자리에만 머물러 있기에 로테이션을 돌리기가 대단히 어려워졌다.
여기에 김동엽과 김헌곤이 동시에 1군 엔트리서 제외되며 외야 활용 자원이 더 줄어들었다.
피렐라가 지명 타자로만 나서며 김헌곤도 거의 쉼 없이 경기를 뛰어야 했다. 김헌곤은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서 빠져 있는 상태다. 휴식이 많이 주어지지 않은 것을 탈아 난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김동엽은 타격 부진이 장기화 되며 결국 1군에서 빠지게 됐다.
박승규를 좌익수로 투입하고 있지만 활약도는 아직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해민까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면 외야가 너무 휑하게 뚫리게 된다.
허 감독은 "가끔씩이라도 좌익수 한 자리를 확실하게 맡아 줄 선수가 있었다면 외야수들을 돌아가며 쉬게 해줄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김헌곤이 빠지게 되며 전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나머지 선수들이 잘 버텨줘야 하는데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박해민이 현재 삼성 공.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를 쉬게 해주는 라인업을 짜려면 어느 정도는 박해민의 빈 자리가 만회가 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 라인업에서는 그런 기대를 갖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나마 잔여 경기가 가장 적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수 밖에 없다. 박해민의 체력 관
자칫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김헌곤이 엔트리서 빠지며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과연 삼성이 외야수, 특히 박해민의 체력 관리라는 숙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