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보이' 이대호(39.롯데)는 올 시즌 극심한 좌.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0.317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도 13개를 뽑아냈다.
그러나 좌투수를 상대로는 대단히 약했다. 타율이 고작 0.209에 불과하다. 우투수와 타율이 1할 이상 차이가 난다. 홈런도 1개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 올 시즌 이대호가 좌투수에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원인을 두고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일반 상식으로 우타자는 좌투수에 강점을 보이고 우투수엑 약점을 보인다. 그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상식과 정 반대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 해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좌투수에게 조금 약하기는 했어도 우투수와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난 해 이대호의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94,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70이었다. 차이가 조금 나기는 했지만 올 시즌 정도는 아니었다.
이대호의 좌투수 상대 타율이 떨어진 것을 놓고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이대호도 이제 나이를 먹었다는 지적이다. 나이가 들며 몸쪽 대처가 힘들어졌고 좌투수가 대각선으로 던지는 몸쪽 공에 약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전력 분석원은 "올 시즌 이대호의 좌투수 상대 약점은 몸쪽 공략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좌투수가 던지는 몸쪽 공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몸쪽 깊숙히 찌르는 공에 대처가 늦고 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보니 몸쪽에 대한 순발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우투수 중에는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을 제대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한정돼 있다. 그 숫자가 절대 많지 않다. 좌투수는 다르다. 우타자가 몸쪽에 약점을 보인다면 몸쪽으로 집요하게 공략을 들어갈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 때문에 이대호도 좌투수 상대 타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슬라이더에 대한 타율이 크게 떨어졌는데 우투수가 던지는 바깥쪽 슬라이더에 대한 약점이기도 하지만 좌투수가 몸쪽으로 떨어트리는 슬라이더에도 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몸쪽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좌투수들이 우타자의 몸쪽 공략을 잘 하는데 이대호가 몸쪽에 약점을 보이기 시작하며 좌투수 상대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다른 시선도 있다. 상대 횟수가 작아서 표본이 적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B전력 분석원은 "딱히 몸쪽에 약점이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 이대호는 부드러운 스윙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몸쪽에 대한 대처가 여전히 나쁘지 않다. 다만 좌투수를 너무 상대 안하다 보니 생소함 때문에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좌투수도 여전히 함부로 이대호의 몸쪽을 들어가기 어렵다고 본다. 다만 좌투수를 너무 상대 안했기 때무에 수치적으로 떨어져 보이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대호는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고작 49타석에 들어섰을 뿐이다. 우투수의 186타석과 큰 차이를 보인다. 표본이 적다보니 숫자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안타 몇 개만 추가하면 좌투수 상대 타율은 금방 올라갈 수 있다. 그만큼 표본이 적다.
아무래도 자주 상대하지 않다보니 생소함을 느낄 수 있고 그 생소함이 낮은 타율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나름 일리가 있는 분석이다.
과연 이대호가 좌투수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몸쪽에 대한 부담이라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반면 단순한 생소함의 문제라면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대호는 여전히 롯데 타선의 중심이다. 이대호가 흔들리면
이유가 무엇이건 좌투수 상대 약점을 빨리 극복해야 하는 이유다. 올 시즌이 끝나고 나면 좀 더 분명하게 이유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대호는 좌투수 상대 약점을 교정할 수 있을까. 남은 롯데의 시즌에 빼 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