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2연패 탈출과 함께 삼성을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경기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6회초까지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6회말 이재원(22), 홍창기(29)의 적시타로 2-2로 균형을 맞췄고 7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폭투를 틈타 역전 점수를 뽑았다. 8회말 2사 2루의 찬스에서는 대타 이형종이 적시타를 쳐내며 4-2로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LG는 9회초 깔끔하게 경기를 매듭짓지 못했다. 전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고우석(23)은 1사 후 삼성 강민호(36)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LG가 8회말 추가 점수를 얻지 못했다면 고우석은 이틀 연속 구원 실패의 쓴맛을 볼 수도 있었다.
↑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왼쪽)이 2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21세이브를 기록한 뒤 오지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고우석은 경기 후 “순위 싸움 중인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해 다행이다”라며 “홈런을 맞은 건 아쉽지만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서 다음 경기는 더 깔끔하게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다. 항상 잘 대비하면서 앞으로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우석은 지난 10일 후반기 시작 이후 5차례 등판에서 5이닝 5실점 2세이브 평균자책점 7.20으로 주춤하다. 지난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19일 수원 KT 위즈전을 제외하고 5경기 중 3경기에서 실점을 기록했다.
17일 KT전은 볼넷 2개가 화근이 됐고 다른 2경기에서는 직구를 집요하게 노리고 들어온 상대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직구 구위와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155km 이상의 스피드가 전광판에 쉽게 찍힌다. 그러나 카운트를 잡거나 결정구로 사용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가 없어 상대 타자들의 직구 노림수에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삼성 강민호는 고우석의 152km짜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류지현(50) LG 감독 역시 “고우석이 쉽게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변화구가 있어야만 직구의 위력을 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류 감독은 다만 삼성전 승리 직후 “고우석이 마지막 순간 잘 막아줬다”며 클로저 기 살리기에 나섰다. 마무리 투수 변경이 없다고 못 박은 만큼 고우석이 후반기
LG로서는 고우석이 2019 시즌 중반 마무리로 발돋움했을 때처럼 또 한 번의 성장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고우석이 현재 겪고 있는 성장통을 이겨내야만 LG의 ‘V3’ 도전도 수월해진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