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우완 영건 곽빈(22)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과 함께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곽빈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1-6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초반은 완벽했다. 4회까지 한화 타선을 단 1볼넷으로 막아내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3회초 선두타자 장운호(27)를 시작으로 4회초 하주석(28)까지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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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이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최고구속 150km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와 커브, 포크볼, 컷 패스트볼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한화 타자들을 제압했다.
두산 타선도 화끈한 득점 지원으로 곽빈에게 힘을 실어줬다. 곽빈은 2018년 6월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118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시즌 첫승이자 프로 첫 선발승, 개인 통산 3승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8년 10월 수술 후 재활 등으로 지난 2년 동안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던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두산 마운드의 미래로 다시 우뚝 섰다.
곽빈은 경기 후 “오랜 재활로 정말 힘들었는데 이 한순간 때문에 버티로 버틴 것 같다”며 “이 순간만 꿈꿔왔는데 팀이 연패로 어려울 때 승리투수가 돼 더 고맙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재활 기간 동안 친구들은 야구를 잘하고 있는데 나는 18.44m 거리에서 공을 뿌리지 못한다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며 “오늘 승리를 계기로 나 자신과 공을 더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선발투수로서 좋은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빈은 이날 동기생인 한화 정은원(21)과의 맞대결 소감도 전했다. 곽빈은 정은원을 3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으며 친구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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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이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직후 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MK스포츠 |
곽빈은 “프로에 와서는 정은원에게 계속 안 맞았던 것 같다. 오늘은 친구라는 걸 의식하지 않고 좋은 타자니까 출루시키면 안 된다고 마음먹고 던졌다”며 “5회초 위기에서는 속으로 ‘은원아 한 번만 도와줘라’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
또 다른 친구 KT 위즈 강백호(22)에 대해서는 “강백호와의 승부는 힘들 것 같다. 워낙 자존심이 센 친구라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프로에서는 삼진 두 개를 잡고 안타, 볼넷, 사구를 하나씩 내줬다”고 말하며 강한 승부욕을 나타냈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