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경 에이스' 박세웅(27)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치른 두 경기서 14이닝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다.
18일 LG전서 8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더니 23일 kt전서는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올림픽 직전 등판서 3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던 밸런스를 완벽하게 되찾았다.
![]() |
↑ 박세웅이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투구를 하고 있다. 여유가 생긴 것이 비결이라 했다. 그 여유는 숫자로도 증명할 수 있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주자 상황이나 경기 상황에 상관 없이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게 되며 보다 강력한 구위를 보여주는 투수로 성장했다.
올림픽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의 경험이 박세웅에게 큰 도움이 됐다.
박세웅은 "다른 나라 최고의 선수들과 상대를 해 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림픽 이후 투구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주자가 있거나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더라도 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유가 생긴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위기가 와도 타자와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 공을 던지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과는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세웅의 여유는 실제 데이터로도 증명이 가능하다. 어려운 상황에서 더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8월 이후 치른 경기서 득점권에서는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8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모두 무안타로 막아냈다. 또한 주자가 있을 때의 피안타율도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
유주자시 상황이 17번이나 있었는데 단 한 차레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주자가 없을 때만 0.138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투수가 절대 불리한 볼 카운트 3-1에서도 피안타율이 0.250으로 떨어졌다.
박세웅은 전반기가지 득점권 주자시 피안타율이 0.238이었다. 아주 높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확실히 압도 했다고도 보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유주자시 피안타율도 0.232였다. 특히 만루 상황에서 0.286으로 피안타율이 높아지며 어려운 상황을 자초한 바 있다.
볼 카운트 3-1상황에서도 피안타율이 0.500이나 됐다. 3-1으로 몰리면 둘 중 한 번은 안타를 허용했음을 뜻한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완전히 달라진 성적을 찍고 있다.
박세웅에게 당한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박세웅이 전반기와는 전혀 다른 투구를 했다. 위기가 왔을 때 쉽게 허물어지는 투구를 하곤 했는데 그런 부분이 크게 줄어들었다. 유주자시 피안타율이 아주 높지는 않았지만 점수를 절대 주지 말아야 할 위기 상황에선 쉽게 점수를 주곤 했다. 하지만 이젠 주자가 나가거나 볼 카운트가 몰려도 쫓기지 않는 느낌을 주고 있다. 마운드에서 안정감이 달라졌다. 공이 다소 날리는 스타일이었는데 그런 모습도 잘 보이지 않는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숫자로도 박세웅
박세웅이 가지게 됐다는 '여유'는 숫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세웅은 마운드에서 좀 더 큰 선수로 성장했다. 국제 대회가 만들 수 있는 선순환의 좋은 예를 박세웅이 보여주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