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없이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 자책점은 6.75.
언제 2군으로 내려가도 할 말 없는 성적이다. 실제 이 투수는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팀의 어려운 불펜 사정 속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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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이 부진한 투구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장원준은 지난 20일 이후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부진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장원준의 8월 4경기 평균 자책점은 10.80이나 됐다. 2군행이 납득되는 성적이다.
하지만 장원준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데는 이견을 달 수 없다.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갖은 궂은 일을 다 철리햇다.
1세이브 4홀드가 이야기 해 주듯, 팀의 승리가 필요한 순간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반대로 큰 점수차로 뒤지는 경기에도 장원준은 투입됐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등판을 하더라도 고개를 젓는 일은 없었다. 개인 성적을 떠나 팀을 위해 던지는 모습이 또렷하게 기억에 남을 정도였다.
팀에는 장원준 같은 투수가 꼭 필요하다. 잘 지는 법을 알아야 강팀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뒤진 경기에서 흐름을 끊어 달라는 요구도 수용하지 못하는 투수들이 허다하다. 더 큰 위기를 자초하며 경기를 완전히 망치는 경우가 잦다.
전반기까지 장원준은 그런 측면에서 제 몫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팀의 승리가 필요할 때도 등판하고 잘 경기를 끝내야 할 때도 마운드에 올랐다. 누구도 장원준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다.
물론 9월 이후의 성적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동안 장원준이 해 온 것이 있기에 쉽게 비난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장원준은 그야말로 돌쇠처럼 열심히 던졌다. 경기 상황과 상관 없이 타자와 승부에만 집중했다. 장원준이 등판하면 경기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성적상 좋지 못한 결과를 내기는 했지만 전반기까지는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팀에는 장원준 처럼 궂은 일을 해줘야 할 선수가 꼭 필요하다. 장원준이 재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는데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좋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누구도 장원준을 비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두산 마운드에서 가장 하기 싫은 일을 도맡아 했던 투수가 장원준이기 때문이다. 타 팀 선수지만 다시 올라와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선수"라고 밝혔다.
팀에는 여러 유형의 투수가 필요하다. 절대적인 에이스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잘 끝나도록 어떤 상황에서건 최선을 다해 던져줄 수 있는 투수도 필요하다.
마지막엔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여전히 팀에는 장원준 같은 몫을 해내야 할 투수가 필요하다. 장원
과연 장원준은 다시 1군 마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만에 하나 그것이 불가능해 지더라도 장원준은 이미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불사른 투수다. 아쉬움을 갖지 않아도 좋을 투구를 했다. 충분히 제 몫을 해낸 투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