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아웃 마무리. 한화 이글스 좌완 김범수(26)가 오랜만에 세이브를 거뒀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37)을 대신해 뒷문을 막았다. 정우람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김범수로 밀어붙여 해피 엔딩으로 끝났다.
한화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3연패 탈출은 다소 버거웠다. 선발 라이언 카펜터(31)의 호투가 빛났다. 7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타선은 6회초 최재훈의 적시 2루타와 에르난페레즈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냈다.
↑ 한화 이글스 김범수가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이 상황에서 좌완 김범수를 올렸다. 김범수는 후반기 호투를 펼치고 있었다. 수베로 감독의 믿음대로 페르난데스를 투수 앞 땅볼, 김재환은 삼진으로 정리하며 불을 껐다.
이어 9회는 당연히 정우람 차례인 듯 했다. 그러나 정우람이 아닌 김범수가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다. 정우람은 불펜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범수는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정우람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물론 정우람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김범수가 안타 이후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고 승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김범수는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통산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2019년 9월 16일 대구 삼성전(4이닝 무실점) 이후 705일만에 세이브였다.
경기 후 수베로 감독은 “처음부터 김범수를 믿고 오늘 경기 마무리를 맡길 계획이었다”며 정우람은 구상에 없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례적인 운영이긴 했다. 정우람은 지난 17일 대전 삼성전에서 세이브를 거둔 뒤 등판이 없어 충분히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올 시즌 정우람은 두산 상대로 약했다. 3경기 2⅓이닝 5실점, 1패 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9.29이었다. 게다가 삼성전 세이브 이전에는 연거푸 불을 지르며 불안감을 높였다.
김범수는 “세이브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홀드를 지키자는 생각이었다”며 “2점 차여서 여유도 있었고 무엇보다 뒤에 (정)우람 선배가 있으니 마
이어 “매년 잘하겠다 약속만 드리고 지키지 못한 것 같은데 최근 감도 좋고 컨디션도 좋은 만큼 지금 페이스를 잘 유지해서 안정감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