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를 낮게 보거나 과소평가하는 건 위험하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내내 빈곤한 공격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팀 타율(0.231)과 안타(656), 타점(316)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마운드가 팀 평균자책점 4.83으로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한화 타선 침체는 외국인 타자의 부진과도 맞닿아 있다. 개막 후 중심 타선에 배치될 국내 타자가 마땅치 않았던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라이온 힐리(29)가 타율 0.257 7홈런 37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한화는 결국 지난달 전반기 마감 전 힐리를 방출하고 에르난 페레즈(30)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가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초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48) 한화 감독은 20일 두산전에 앞서 “페레즈가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 6주 정도 실전 공백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야구는 곧바로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쉽지 않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분하게 페레즈를 지켜보며 적응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수베로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타격 훈련을 마친 페레즈와 그라운드에서 긴 시간 대화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미국과 다른 한국 야구의 특징과 차이점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에서의 훈련 진행이나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을 페레즈에게 설명하고 있다”며 “작은 부분들이지만 미국과 다른 부분에 대해 얘기해 주고 있다. 공수교대 때 1루수가 내야수들에게 공을 굴려주면서 송구를 주고받는 것도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그러면서 페레즈가 KBO리그의 수준을 낮게 생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외국인 선수에게 가장 위험하고 지향해야 하는 생각은 새롭게 뛰게 될 리그가 과거 자신이 플레이했던 곳보다 수준이 낮다고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낯선 리그에 오게 되
또 “KBO리그에서 성공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실패하는 선수도 나온다. 이건 한국 야구가 경쟁력이 있고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다행히 페레즈는 한국의 모든 걸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