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키에 50cm 올린 2m38이 평생 목표
우상 스테판 홀름과 맞팔 인증 "나는 성덕이다"
"정말 내게는 말도 되지 않는 높이였는데, 이제 현실이 됐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높이뛰기 한국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에게 2m39라는 높이는 이제 '말도 되지 않는 높이'에서 '도전하고 싶은 높이'가 됐습니다.
지난 1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높이뛰기 종목에서 우상혁은 2m39에 도전했습니다.
이미 2m35를 넘어 1997년 6월 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 기록을 넘겨 한국 신기록을 경신한 우상혁은 올림픽 4위의 자리도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이미 1차 시기에 2m37을 넘기지 못한 우상혁은 4위를 확정지은 후 곧바로 2m39로 바를 높여 두 차례 시도했습니다. 마지막 시기에서는 아쉽게 바를 건드리며 실패했습니다.
이후 웃으며 일어나 거수경례를 하는 우상혁을 보며 한국 팬들은 찬사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우상혁은 당시 상황에 대해 "2m39 높이에 바가 있고, 내고 주로에 서 있었다. '이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에 웃음부터 나왔다"며 "그런데 또 2m35를 뛸 때와 높이가 아주 다르지는 않았다. 숫자를 생각하면 '말이 되지 않는 높이'인데 실제 눈으로 보니까 '한번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전 우상혁의 개인 목표는 2m31이었습니다. 지난 6월 29일 4년 만에 개인 최고 기록을 2m30에서 2m31로 깨면서 '랭킹 포인트'로 도쿄올림픽행 마지막 티켓을 따냈습니다.
이후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2m28을 가볍게 넘기며 결선 진출권을 따냈고, 결선에서는 2m 33과 2m35를 연달아 성공하며 개인 최고 기록과 한국 남자 높이 뛰기의 역사를 함께 써내려갔습니다.
우상혁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woo_238'입니다. 238은 그의 높이뛰기 인생에 있어 평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숫자입니다.
그는 "높이뛰기 선수가 자신이 키 50㎝ 이상 뛰는 게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예전부터 내 평생의 목표를 2m38로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도쿄올림픽 이후 우상혁은 "2m39를 실전에서 뛰어보니까, 더 높이 뛰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며 "2m38을 뛰고, 2m40까지 도전해보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도쿄올림픽에서의 빛나는 도약은 그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결선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은 세계랭킹과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했던 우상혁은 4위로 경기를 마치면서 메이저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우선 2022년 7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했습니다. 유진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의 경우 올해 6월 27일부터 2022년 6월 26일까지 2m33을 뛴 공식 기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우상혁은 8월 1일 올림픽 결선 무대에서 2m35를 넘었기 때문에 해당 기준을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그는 "8월 1일 당일에는 올림픽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유진 세계선수권 출전권에 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미 출전권을 확보했더라"며 2014년 유진 세계주니어선수권 동메달을 땄던 영광의 장소에서 다시 한 번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또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과 더불어 2024년 파리올림픽의 출전권도 수월하게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림픽 결선에 출전한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고, 다이아몬드리그에 자주 출전하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 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랭킹 포인트 획득에도 이점을 가지게 됩니다.
이에 대해 우상혁은 "세계적인 선수와 더 자주 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분위기라면 체력적으로도 덜 힘들다"며 메이저 대회에 꼭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세계육상연맹이 재조정한 랭킹포인트 순위가 공개됐습니다. 우상혁은 세계 10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우상혁은 자신의 올림픽 경기에 대해 '후회없는 경기'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우상 스테판 홀름에게 메달을 받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16년 인터뷰를 통해 "사실 나는 높이뛰기에 최적화한 신체를 가지지 못했다. (교통사고로 발을 다쳐) 양쪽 발의 크기가 다르기도 하지만, 키도 작은 편이다"라고 말하며 181cm라는 비교적 작은 신장을 가졌지만 세계적인 높이뛰기 선수로 이름을 날린 홀름 선수를 롤모델로 꼽은 바 있습니다.
우상혁의 신장은 188cm로 높이뛰기 선수로는 작은 편에 속하지만 홀름의 영상을 보면서 꿈을 키워나갔다고 전했습니다.
홀름도 우상혁의 도쿄올림픽 경기 영상을 보며 감탄했고 우상혁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 팔로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우상혁은 "오마이갓, 나의 롤모델 Stefan Holm(스테판 홀름)이 맞팔이라니. 나는 성덕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홀름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scholm2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