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치 에이스 오노 유다이(32)는 일본 대표팀 멤버로 도쿄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가 등판한 경기는 한 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결승전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회부터 몸을 푸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공헌했다.
그런 노력들이 하나로 모여 일본은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 주니치 오노가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메달을 하늘로 들어올려 3일 사망한 기노시타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주니치 SNS |
모두가 의아스러워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오노는 얼마 전 하늘나라로 떠난 기노시타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금메달을 하늘로 들어 올린 것이었다.
주니치 투수 기노시타 유스케(27)는 지난 3일 사망했다.
기노시타는 지난달 6일 나고야 구장 외야에서 훈련 후 교육실로 이동, 휴식 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정지 상태에 이르자 트레이너가 곧바로 자동제세동기(AED)로 심장 충격을 줬고 오전 11시30분쯤에 구급차를 타고 나고야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다음날 더 큰 병원으로 이송돼 계속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기노시타는 2016년 주니치 육성 드래프트 1순위로 이듬해 입단했다.
시속 150㎞의 빠른 공과 낙차 큰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 기노시타는 2020년에 주로 중간계투로 18경기에 등판해 개인 통산 최다 출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3월 니혼햄과의 시범경기 중 오른 어깨 탈구로 강판된 뒤 재활을 해왔다.
기노시타가 쓰러진 뒤 오노는 그에게 금메달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금메달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었다.
기노시타는 역경을 딛고 프로야구 선수로 성장한 아픈 스토리를 갖고 있는 선수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했지만 팔꿈치 부상을 당해 1년만에 팀을 떠났다. 이후 피트니스 트레이너, 부동산 회사 직원 등 많은 직업을 오갔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꿈을 잊지 못하고 다시 독립리그부터 순차적으로 밟고 올라왔다. 그리고 2년만에 육성 선수로 주니치에 입단할 수 있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날도 예정된 2군 등판을 강행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기노시타는 "아버지께서 일을 절대로 쉬어선 안된다"고 가르치셨다"고 말한
2020년 2월에는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이 시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오노는 이런 기노시타의 절실함을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마지막 선물을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이 좋은 곳에 쓰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