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3·상하이) 중심으로 뭉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브라질을 상대로 기적의 결승행을 노린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브라질(세계랭킹 2위)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브라질을 이기면 한국 배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을 확보, 미국-세르비아전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진출한 한국(세계랭킹 11위)은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브라질에 뒤지는 게 사실이다.
↑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가 열렸다. 김연경이 3세트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일본 도쿄)=천정환 기자 |
하지만 불가능이란 건 없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준결승에 진출하는 과정 자체가 기적의 행진이었다. 더구나 브라질이 넘지 못할 벽도 아니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2019년 일본에서 열린 FIVB 주최 월드컵에서 브라질 상대로 3-1 승리를 이끈 적이 있다. 김형실 감독(현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지휘했던 9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3-0으로 누르고 4강까지 진출한 추억도 있다.
똘똘 뭉친 여자 배구대표팀이기에 기적의 행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은 대표팀이지만, 간판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예선리그 일본전이라던지 터키와의 8강전에서는 5세트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김연경을 비롯, 박정아, 김희진, 양효진 등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김연경은 국내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배구 스타다. 김연경은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이번 올림픽이 현역으로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화려하다. 공격은 물론 디그-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해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6경기 출전해 115점(득점 2위)을 올린 김연경은 다른 탑 공격수들과 달리 디그-리시브 등 수비 부문에서도 탑10에 진입했다.
이는 김연경에게 올림픽 메달이 이뤄야 할 목표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은 마지막 올림픽이라 더 간절하다. 메달 하나는 꼭 따고 싶다”고 수 차례 밝혀왔다. 대표팀 동료들도 김연경의 이런 의지에 발을
브라질을 넘어 금메달을 노리는 게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투지에 여자 배구대표팀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이제 마지막 2경기가 남았다. 김연경의 한을 풀고,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에 여자 배구가 올림픽 메달을 거머쥘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