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6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주축 타자들의 부진 속에 메달 도전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4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2-5로 졌다. 결승 직행에 실패하며 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 타선은 이날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3)를 상대로 선전했다. 5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였지만 0-2로 뒤진 6회초 2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려놨다.
↑ 야구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4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6회초 동점 적시타를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일본 요코하마)=천정환 기자 |
가장 아쉬웠던 건 4번타자 양의지의 방망이다. 양의지는 1회초 1사 2, 3루의 선취 득점 기회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이날 4타석 모두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 17타수 3안타 타율 0.176에 그치며 타격에서는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당초 강백호를 도쿄올림픽 4번타자로 낙점했었다. 그러나 강백호가 첫 경기였던 이스라엘전에서 난조를 보이면서 곧바로 양의지에게 4번타자의 중책을 맡겼다.
강백호는 2번으로 타순을 옮긴 뒤 반등에 성공했지만 양의지는 점점 더 부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현 상태라면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전에서 4번타순은 변경이 불가피하다.
선택지는 여러 가지다. 강백호의 4번에 복귀시키거나 주장 김현수(33)를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강백호가 2번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현수의 4번타자 기용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김현수는 일본 출국 전까지 컨디션 저하로 우려를 샀지만 올림픽이 개막한 이후에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2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 타율 0.455, 장타율 0.864로 펄펄 나는 중이다.
준결승전에서도 한국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그동안 양의지의 뒤를 받쳐 5번타순에서 경기를 뛰었지만 패자 준결승과 결승 혹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4번타자의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김현수가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슬럼프에 빠진 양의지, 오재일(36)이 살아나는 것이다. 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뚝 떨어진 타격감이 회복되길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은 김현수가 해결사로 나서줘야만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