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6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치명적인 수비 실수 하나로 숙적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4일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2-5로 졌다.
한국 타선은 이날 일본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3)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야마모토의 몸이 덜 풀린 1회초 1사 2, 3루의 선취 득점 기회를 놓친 뒤 좀처럼 주자를 모으지 못했다. 우리 선발투수 고영표(30)가 5회까지 2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타자들이 침묵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 야구대표팀 투수 고우석(오른쪽)이 4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8회말 3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일본 요코하마)=천정환 기자 |
이어 이정후의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으며 요시모토를 몰아붙였다. 요시모토는 이후 양의지(34)를 삼진으로 잡은 뒤 이와자키 스구루(30)로 교체됐다. 김현수가 이와자키에게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 요시모토의 자책점은 2점까지 늘어났다.
야마모토는 현재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는 물론 주무기인 포크볼, 슬라이더의 스피드가 140km를 훌쩍 넘긴다. 이 때문에 준결승을 앞두고 쉽기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교적 선전하며 승부를 팽팽하게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승부는 우리의 실수로 갈렸다. 2-2로 맞선 8회말 1사 1루에서 투수 고우석(23)이 1루 땅볼을 유도해 충분히 병살타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지만 1루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오지환(31) 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고우석이 베이스를 터치하지 못했다. 이후 2사 만루의 위기가 이어졌고 야마다 데츠토(29)에 3타점
충분히 9회초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었기에 8회말 3실점에 대한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단기전에서 작은 실수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뼈아프게 확인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오는 5일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전을 준비하게 됐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