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배구 여제'였다. 김연경(33·상하이) 중심으로 뭉친 여자 배구대표팀이 이제 올림픽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여자 배구 대표팀이 기적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오전 9시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서 혈투를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3-2(17-25 25-17 18-25 15-13)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준결승에 진출, 메달을 노려보게 됐다. 한국 여자 배구가 올림픽에서 4강에 든 건 지난 2012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또 메달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도전한다.
↑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5-13)로 승리했다. 김연경이 4강 진출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일본 도쿄)=천정환 기자 |
중심에는 주장 김연경이 있었다. 월드클래스 실력을 갖춘 김연경은 공수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맹활약하며 대표팀의 4강을 이끌었다. 이날 김연경은 팀내 최다인 28점(서브 득점 1개, 블로킹 1개 포함)을 올렸다. 디그도 리베로 오지영(33·GS칼텍스)보다 더 많은 16개를 기록했다. 김연경 뿐만 아니라 박정아(28·도로공사), 양효진(32·현대건설), 김수지(34), 김희진(30·이상 IBK기업은행) 등도 힘을 보탰다.
사실상 이번 올림픽이 김연경이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라는 시선이 강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축이었던 이재영과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과거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되며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했고, GS칼텍스의 3관왕을 견인한 강소휘도 오른 발목을 수술 받아 빠졌다.
올림픽을 앞두고도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6월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김연경 중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일을 냈다.
이날도 세트스코어 2-1에서 허무하게 내준 4세트에서 김연경은 동료들에게 “말 좀 많이 하자”라고 독려했고, 5세트 14-11에서 터키의 연속 득점으로 14-13으로 쫓기자 “천천히 하자, 하나만 하자”라고 다독이는 등 리더로서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날 경기를 마무리한 것도 김연경이었다. 경기를 잡는 마지막 득점을 올리며 코트에서
이제 45년 만에 다시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배구는 역대 최고 성적도 노려볼 수 있다. 준결승에서 승리하면, 결승 진출과 함께 은메달 확보다. 김연경 중심으로 뭉친 원팀, 여자 배구 대표팀이 대회 기적의 행진을 계속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